[청년 기자] 학의 도시 쓰루가시마시에서 즐기는 썸머 카니발


일본의 여름은 축제의 계절이다. 필자는 매년 7월, 사이타마현 쓰루가시마시(鶴ヶ島市)에서 열리는 ‘썸머 카니발’을 설레는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린다. 도쿄에서 약 40km 떨어진 이 도시는 평소에는 조용하고 한적하지만, 축제 기간에는 활기가 넘치는 모습으로 변한다. 축제는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며, 그 시간 동안 도시는 열정과 열기로 가득 찬다.


쓰루가시마역 근처 거리에서 본 학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쓰루가시마역에 도착하자마자 역사에 학을 형상화한 벽화가 눈에 띄었다. 역을 나서서 거리를 걷다가,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다. 한 마리의 학이 하천을 따라 우아하게 걸어 다니고 있었다. 사람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평소 동물원이나 자연 보호구역에서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학이 도심 한복판에서 모습을 드러내다니, 도시 이름에 학(鶴, 쓰루)이 들어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후 2시가 되니 쓰루가시마역 서쪽 상점가 거리는 활기로 가득 찼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힘찬 일본 전통 북 공연이었다.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북을 두드리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북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활기가 가득 차오르는 듯했다. 이 북소리는 마치 쓰루가시마시 주민들의 열정과 결속을 상징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북 공연 모습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요사코이 공연 모습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북 공연이 끝난 후, 요사코이(よさこい) 공연이 이어졌다. 요사코이라는 단어는 ‛오늘 밤 여기 와 주세요(夜さ来い)’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자는 초대의 의미 가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창의적인 안무를 선보이는 요사코이는 독특하고 활기찬 분위기로 유명하다. 무용수들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루코(鳴子)라는 나무 악기를 들고 민요에 맞춰 춤을 춘다. 원래는 새를 쫓기 위한 농기구였던 나루코는 이제 요사코이 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무용수들은 나루코를 경쾌하게 흔들며, 신나는 음악에 맞춰 리듬을 만들어낸다. 거리에서 아이들과 주민들 역시 자연스럽게 무용수들과 어우러져 춤을 추며, 모두 함께 즐기고 있는 듯했다. 


삼바 퍼레이드와 악기 연주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다음으로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삼바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반짝이는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등장하면서, 거리는 마치 브라질 리우의 카니발 현장으로 변신한 듯했다. 그들의 역동적인 안무와 리드미컬한 음악은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공연으로 자연스럽게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특히, 퍼레이드 도중 지휘자가 각 악기의 소리를 설명하며 관객들과 교감하는 모습은 공연의 매력을 더욱 높였고,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지역 음식 판매 부스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축제장 곳곳에 마련된 음식 부스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오코노미야키, 야키토리, 그리고 지역 전통술 등 다양한 여름철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은 축제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생맥주 한 잔과 함께 전통 음식을 즐기며 춤 공연을 감상하고, 지역 특산물 부스를 탐방하는 것은 일본의 여름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쓰루가시마시의 썸머 카니발은 단순한 축제를 넘어,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한 문화 행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올해로 30회를 맞이했다.
필자는 이 축제를 통해 일본 소도시의 여름 문화의 생동감과 열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다시 찾아와 이 매력적인 축제에 참여하며, 일본의 소소한 지역 감성을 더욱 깊이 느끼고 싶다. 



(기사 작성: 청년기자단 윤문영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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