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홋카이도 우포포이에서 아이누 민족을 만나다.


홋카이도 시라오이정(白老町)에 위치한 민족공생상징공간(이하, 우포포이)은 일본 원주민인 아이누 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신치토세공항에서 약 50㎞ 정도 떨어져 있는 이곳은 일본의 중요한 문화이자 존재 위기에 처한 아이누 민족의 문화를 부흥하고 창조하기 위한 내셔널 센터이다. 아이누 민족은 일본 열도의 북부 주변 지역, 특히 홋카이도의 원주민이다. 일본어와는 다른 아이누 언어를 사용하며, 모든 자연 물체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정신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한, 축제나 행사 때 추는 고전무용과 특유의 문양을 이용한 자수와 목조 공예 등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2020년 7월에 10.1ha 면적이 대중에게 공개되었으며, 국립아이누민족박물관, 전통코탄마을, 체험학습관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마스코트 투렛폰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우포포이에 도착하면, 귀여운 마스코트 투렛폰이 반겨준다. 직원들이 이란카랍테라고 인사를 하는데, 이는 아이누 언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이라고 한다. 안내표지판에도 일본어뿐만 아니라 아이누 언어로도 쓰여 있으며, 공연, 이벤트 등에서도 일본어와 아이누 언어를 공용으로 사용하였다. 


(왼쪽) 전시 풍경 (사진 출처: 공익재단법인 아이누민족문화재단) / (오른쪽) 보고 만질 수 있는 전시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1. 국립아이누민족박물관

아이누 민족의 전반적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국립아이누민족박물관에 방문하였다. 이곳은 언어, 세계, 삶, 역사, 일, 교류의 6가지 주제를 아이누 민족의 시각에서 소개하고 있다. 시라오이정뿐만 아니라 홋카이도 니부타니(二風谷) 등 다른 지역에서도 아이누 민족이 거주했으며, 지역에 따라 아이누 언어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 전통 가옥인 치세를 짓고 거주하며 연어와 사슴 등을 사냥하여 음식과 의류를 만드는 등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한국어로 된 공식 가이드 앱과 한국어로 된 설명문이 있어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없었으며, 필자처럼 기초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아이누 민족의 문화와 생활 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국립아이누민족박물관 2층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그리고 국립아이누민족박물관 2층에 올라가서 바깥을 내다보면 호수와 산을 포함한 우포포이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전통코탄 전경 / (중간) 사슴가죽 의상 / (오른쪽) 아이누 민족 전통의상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왼쪽) 이로리와 연어 / (오른쪽) 제사 도구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2. 전통코탄마을

다음으로 방문한 곳이 전통코탄마을이다. 시라오이정에는 옛날부터 아이누 민족이 많이 거주했다고 한다. 이곳은 총 5개의 전통가옥을 재현한 치세가 있는데 3곳은 견학이 가능하다.
치세 내부에는 아이누 민족의 전통의상과 제사에 사용되는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통의상들은 모두 손수 만들어진 것으로, 독특한 문양과 색상이 특징적이었다. 사슴 가죽으로 제작된 의상도 있으며, 이는 소가죽으로 만든 것보다 가벼우면서도 더 튼튼하다고 한다. 이 의상들은 일상에서는 착용하지 않고 제사나 축제 등 특별한 행사 때에만 입는다고 한다.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 있으니, 꼭 체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중앙에는 전통 난방 장치인 이로리가 있고 그 위에 연어를 말리고 있으며, 이 말린 훈제 연어는 제사 음식 등에 쓰인다고 한다. 연어는 아이누 민족의 식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왼쪽) 매달 초에 시작하는 의례 / (중간) 문화 해설 프로그램 (사진 출처: 공익재단법인 아이누민족문화재단) / (오른쪽) 활쏘기 체험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구승 문예, 문화 해설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되어 아이누 민족의 문화를 보다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었다. 이날 문화 해설 프로그램인 우파스쿠마와 아이누 언어 학습 프로그램 등에 참가했다. 우파스쿠마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야외무대에서 아이누 민족의 전통 춤과 노래를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으며, 공연자의 표정, 몸짓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아이누 언어 학습 프로그램에서는 숫자 읽는 법 등을 배웠는데, 시네(하나), 투(둘), 레(셋), 이네(넷) 등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또한, 우포포이의 직원들은 개인마다 아이누 언어로 된 닉네임인 폰레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폰레는 성씨, 이름, 외모의 특징, 일화, 소망 등이 반영되어 지어졌으며, 일상적으로 서로를 부를 때 사용한다.


 (왼쪽) 다시마 소스로 만든 시토 / (오른쪽) 호두 소스로 만든 시토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3. 체험학습관

다음으로 폰토키친이라는 조리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체험학습관으로 이동했다.간단한 요리 체험을 통해 아이누 민족의 생활과 음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 아이누 언어로 시토, 한국말로 경단이라 불리는 아이누 민족의 전통 간식을 만들었다. 시토에 대한 설명 후, 조리 선생님의 “우토라노 스케 안 로!!(함께 요리를 합시다!!)” 구호와 함께 요리 체험이 시작되었다. 직접 재료를 반죽해 빚은 후 끓는 물에 2~3분 동안 삶아낸 다음, 준비된 다시마 소스와 호두 소스를 각각 올리니 시토가 완성되었다. 내 손으로 아이누 민족의 전통 간식을 만들어보면서 아이누 문화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다시마 소스는 홋카이도의 히다카(日高) 지역의 전통이며, 호두 소스는 홋카이도 가미가와(上川) 지역의 전통이라고 한다. 시라이오정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아이누민족의 음식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어, 민족공생상징공간이라는 명칭의 의미를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참가비는 무료이며, 체험 시간이 30분으로 하루 2팀만 받고 1명에서 4명까지 참가할 수 있다. 예약은 체험학습관에서만 신청 가능하므로, 요리 체험에 관심 있는 분은 우포포이에 도착한 후 즉시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외에 더 자세한 체험 프로그램은 우포포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아이누 민족 전통요리 체프오하우 (사진 출처: 윤문영 청년기자)

4. 카페 림세

우포포이 입구에 있는 카페 ‘림세’에서는 연어를 사용한 아이누 민족 대표적인 전통음식 중 하나인 체프오하우(연어 수프)를 맛볼 수 있었다. 연어, 감자, 당근 등 다양한 재료가 국물에 녹아 들어 개운한 맛을 내며, 그 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이누 민족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카페 림세를 추천한다.

우포포이는 한국어로 된 공식 가이드 앱,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들, 그리고 적극적으로 AI 번역기를 사용해 한국어로 번역해 주는 친절함 덕분에 언어 장벽을 넘어 문화를 즐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보고 듣고 만지고 만들며 체험할 수 있다.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아이누 민족의 감성을 즐기고, 색다른 일본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우포포이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사 작성: 청년기자단 윤문영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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