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쟁범죄를 재판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본부 네덜란드 헤이그)는 아카네 도모코(67) 재판관을 ICC 소장으로 선출했다. 18명의 재판관의 호선으로 결정돼 같은 날 취임했다. 일본인 ICC 소장은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 분쟁에서 전범 추궁이 중요해진 가운데 국제 법정의 ‘얼굴’이 된다.

ICC는 지난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해 러시아의 위협 압력에 노출됐다. 지난해 여름, 아카네 소장은 러시아 내무부가 부당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며 칸 ICC 주임검사장에 이어 지명수배를 내린 바 있다.

아카네 소장은 11일 산케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은 아시아의 유력한 ICC 당사국이다. 일본인 소장은 중요하다고 생각해 입후보했다. 중책을 맡게 돼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장으로서 ICC와 일본 간 협력, 홍보 거점이 되는 ‘지역 사무소’의 도쿄 설치를 목표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아카네 소장은 아이치현 출신이다. 1982년 검사가 되었고, 하코다테 지방검찰청 검사장에 취임했다. 나고야대 법과대학원 교수, 유엔 아시아극동범죄방지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해 2018년 3월 ICC 재판관으로 취임했다.

소장 선거는 호프만스키 소장(폴란드 출신)의 임기 만료로 실시됐다. 아카네 소장은 6대 소장으로 임기는 3년이다. 재판소 운영 및 인사, 당사국 간 협력을 담당한다.

ICC는 전쟁범죄, 집단살해, 반인도적 범죄, 침략죄를 저지를 개인을 재판하는 상설 국제법정으로 2022년 출범했다. 현재 회원국은 124개국과 지역이며 일본은 2007년 가입했다. 일본은 ICC 최대 출연국으로 15%의 분담금을 내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