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년 황족으로서 자각을 갖고 황실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확실히 다하고자 한다”. 일본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히사히토 왕자가 3일 성년이 된 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히사히토 왕자는 나루히토 일왕 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 부부 아들로, 일본은 1947년 제정된 왕실 전범 상 여성 일왕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는 왕위를 이을 수 없다. 나루히토 일왕은 현재 아들이 없어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인 히사히토 왕자가 왕위 계승 서열 2위다.
4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왕실의 남성 구성원이 성인이 되어 기자회견을 한 건 히사히토의 아버지인 후미히토 왕세제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히사히토 왕자가 성년이 되면서 전후 처음으로 미성년 황족이 없는 상태가 됐다.
히사히토 왕자는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일본의 전후(戰後) 80주년인 것과 관련해 “당시 사람들의 생각, 상황을 깊이 받아들여 다음 세대에 전해 가는 것의 중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왕실의 역할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삶과 사회 상황에 계속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그들의 감정에 계속 가까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히사히토 왕자는 피해 상황이 확대되고 있는 혼슈 북동부 이와테현 오후나토(大船渡)시 산불이 하루빨리 진화되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나타내며, “올해는 한신·아와지 대지진 발생 30주년이고, 그동안 동북부 지진이나 구마모토 지진 등 큰 지진으로 인한 재해도 있었다”, “많은 분이 돌아가시고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 강진과 호우 피해에 대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언급하며, “자연재해의 엄중함과 재난 대비의 중요성을 느꼈다”, “사회 전체가 주의를 기울이고, 서로 돕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히사히토 왕자는 지난해 9월 18세 성년이 됐으나, 대학 입시 준비 등으로 기자회견을 미뤘다. 히사히토 왕자는 다음 달 명문 국립대 쓰쿠바 대학 생명환경학군에 진학할 예정이며, 이상적인 결혼 시기나 상대에 대해선 “아직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취재 기자 :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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