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의 기록적인 엔저, 150엔대 초반까지 치솟아


(사진) 21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 트레이딩 회사 전광판 (연합뉴스 제공)

2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 초반까지 치솟았다. 약 32년 만에 최고 수준을 돌파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 간의 큰 금리차로 인해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NHK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엔 매도, 달러 매수가 가속화하여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 초반까지 거래되었다고 전했다. 20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주요 인사들로부터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이를 배경으로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을 전망했고, 미일 간 금리차를 우려한 결과로 환율이 치솟은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 장기 금리 인상과 동반하여 엔화 가치 하락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급격하게 엔저가 진행된다면 정부와 일본 은행의 시장 개입 경계감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21일 오전 각료회의 후 기자 회견에서 엔화 가치 하락세에 관해 “투기로 인한 과도한 변동은 간과할 수 없다. 외환시장 동향을 강한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면서 과도한 변동에 적절한 대응을 취하겠다는 방침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며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동시에 필요한 경우에는 시장 개입을 포함해 대응할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경제적으로는 플러스면과 마이너스면, 양면이 있다. 특히 지금은 급격한 변화로 엔저의 마이너스면이 조금 부각되어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수출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덧붙여 “그동안 수출에 뛰어들지 않은 중소기업에게는 큰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종합경제대책 차원에서 수출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실시하겠다”며 엔저를 역이용해 수출 확대를 도모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시이 공명당 간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기록적인 엔저로 강한 경계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 일본 금융정책을 서방국가처럼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회복도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정부 종합경제대책을 제대로 만들어 추경예산을 통과시켜 국내 경제에 파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취재 기자 : 박소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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