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0대 이상이라면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색약검사를 받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일본은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부터 초등학교 색약 검사를 시행하는 초등학교가 거의 없어졌는데, ‘색각 이상’, ‘색각 장애’라고 불렸던 명칭이 현재는 ‘색각 다양성(특성)’이라고 명칭이 바뀌었으며 일부 입시학원에서는 ‘색약 분필’이라는 상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색약을 둘러싼 일본의 변화와 배경에 대해 일본 매체 eltha가 일본 의료법인사단 이와미 안과 전문의와의 인터뷰를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 이전에는 '색각 이상', '색각 장애'라는 말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언제부터 '색각 다양성(특성)'으로 바뀌었는지.
“예전에는 색각 다양성이 있는 분은 색의 차이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직업상의 문제 등을 안고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 문제는 별로 중요한 차이가 아니며,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아주 특수한 조건이고 이 차이는 사소한 것임이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핸디캡을 뜻하는 이상이나 장애라는 말을 피하고 개인차를 뜻하는 다양성이라는 말이 쓰이게 됐다.
--옛날에는 학교에서도 색약 검사를 했는데, 현재는 필수가 아니게 된 배경이나 현 상황은?
색약검사의 유래는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철도 신호의 색깔에 빨간색과 녹색이 도입되어 그 판별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존재가 밝혀졌다. 게다가 색각 다양성은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과거의 우생학 사상과 같은 오해에서 조기 발견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학교에서 검사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색각 다양성이 있는 사람들도 이후의 생활 경험으로 적응하는 경우도 많다. 색각 다양성은 대부분은 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잉 차별을 받는 등의 원인이 되어 왔다. 따라서 21세기에 들어 학교에서의 색각전례검사는 폐지되었다. 생활상 어려움도 있을 수 있으니 직접 상태를 알고 싶으면 임의 검사가 가능하다.
-- 한 대형 입시학원에서는, 색각 다양성을 배려해 판서 시 ‘적·형광 적초크’ 사용이 불가하다. 이 밖에도 색각 특성 학생을 위한 ‘색각 분필’도 만들어지고 있다. 색각 다양성이 있으면 교육 현장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칠판의 색깔은 실제로는 검은색이 아니라 녹색. 녹색 바탕에 빨간색 분필은 녹색과 빨간색의 차이를 알기 어려운 색각 다양성 사람들이 구분하기 힘들다. 다만, 원래 대비 차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색각 다양성이 없는 사람들도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 같다. 먼저 (색각 다양성에 대한) 대응에 나선 점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와미 전문가는 마지막으로 “일본은 전체적으로 다양성에 대한 대처가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차이를 인식한 후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문화가 미숙한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살기 좋다고 느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의 하나로 저는 이런 계몽 활동을 계속하고 싶습니다”고 전했다.
(취재 기자: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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