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탁생산기업 대만적체전로제조(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세운 제1공장이 24일 개소해 일본 반도체산업 권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일본 정부는 대만 유사시도 고려해 경제 안보상 중요 물자인 첨단 반도체의 안정 공급 확보에 거액을 조성하고, TSMC등이 일본 내 제조 거점을 정비하도록 지원한다. 다만 ‘보조금 의지’에 대한 과거 쓴 경험이 있어 ‘반도체 입국’은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평가하고 ‘일장기 반도체’의 부활을 내세우며 관여를 강화한다. 그 중에서도 “생성 AI 등에 첨단 반도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경제산업성 간부)고 밝히며,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강인화를 위해 거액의 보조금으로 제조 거점 정비를 지원하는 데 나섰다.

TSMC에 1공장과 연내 건설을 시작하는 2공장을 합쳐 약 1조 2천억 엔을 투입하고,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는 라피더스에는 최대 1조 73억 엔을 보조한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이 전신인 키오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이와테현·미에현에서 공동 운영하는 공장의 양산 계획에는 최대 2,429억 엔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거액의 보조금에 대해 “너무 성급하다”라는 지적도 받는다. NEC와 히타치제작소의 DRAM 사업을 통합한 구 엘피다메모리는 거액의 공적 자금을 투자 받으면서 경영 파탄이 일어났다. 보조금에 절여진 ‘긴장감 없는 환경’에서는 기업 경쟁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급한 반도체를 받아들이는 곳도 과제가 된다. TSMC는 구마모토현에서 제조하는 반도체를 화상 센서 용으로 소니그룹 자회사 등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상황으로는 스마트폰 등 반도체를 사용하는 최종 제품을 일본에서 만드는 제조사가 제한되어 있어, 향후 수요를 만들어 나가는 대책도 필수적이다.

반도체는 가전이나 자동차 등 폭넓은 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산업의 쌀’로 불린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 제조사가 세계를 석권했지만, 미국과의 무역 마찰 및 아시아 기업들의 진출로 쇠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망 단절과 중국의 하이테크 패권 확대 등을 배경으로 안정적인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카무라 도모타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