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대중 소비시장에서 ‘악기’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가 방구석에서 즐길 만한 취미로 악기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또 음악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일본 민간 시장조사회사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22년도 일본 악기판매점(사업자 매출액 기준) 시장은 전년도 대비 0.6% 증가한 1,939억 엔으로 2년 연속 전년도를 웃돌았다. 손익 기준으로도 2022년도 ‘증익’을 기록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4%였고, 약 60%가 흑자를 기록했다.
일본 악기업계가 이렇게 호조를 보이는 이유에는 ‘집콕 수요’로 인한 라이트 소비자 증가와 애니메이션 효과를 꼽을 수 있다.
2020년도 초중반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정책과 음악교실 감소 등으로 악기 시장이 대폭 축소했지만, 2020년도 후반 이후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기타 등 현악기, 전자피아노의 수요가 증가했고, 학교 동아리 활동도 다시 활발해지며 10대층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각종 라이브와 콘서트도 재개되면서 점점 회복세를 걸었다.
2022년에는 밴드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만화 <봇치 더 록!>의 영향을 받아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라이트층이 늘면서 판매가 증가했다. 실제로 일본 최대 악기판매점 시마무라악기에 따르면, 2022년도 하반기 기준 전년도 대비 가장 판매량이 증가한 악기는 73% 상승한 일렉트릭 기타였으며, 앰프 및 일렉트릭 기타 등 ‘밴드 관련’ 악기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애니메이션이 악기 판매 업계에 단단한 지반을 만들어 준 셈이다.
이전에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케이온>, <울려라! 유포니엄> 등 애니메이션 작품을 통해 악기 시장이 호전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애니가 악기의 저변을 넓혀주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악기 판매 시장은 배움과 취미의 다양화로 최근 포화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왔다고 매체는 설명한다.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대비해 어린이와 은퇴자 모두 즐길 수 있는 악기 시장을 다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취재 기자 :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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