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토이’ 더 이상 어린이 장난감이 아니다… 日 2030에 돌풍, 인기 급상승한 이유는?


(사진) 최근 인기 캐릭터의 치카와 캡슐토이. 랜덤으로 나오기 때문에 어떤 피규어가 들어 있을지 뽑는 설렘이 있다 [사진출처: 기탄크라부 홈페이지 캡처]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캡슐 뽑기 장난감이 최근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랜덤 캡슐이 나오는 형식으로 뽑는 재미가 쏠쏠한 캡슐토이가 최근 일본에서 주 소비 세력으로 2030이 떠오르고 있다.

일본캡슐토이협회가 캡슐토이 제조사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두 올해 매출이 호조를 보였으며 시장 규모는 약 720억 엔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캡슐토이협회 쓰즈키 대표이사는 “캡슐토이의 메인 타겟은 완전히 성인 세대로 바뀌었으며, 이전에는 100엔 정도였던 가격이 지금은 평균 400엔까지 올랐고, 1,000엔을 넘는 뽑기 기계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캡슐토이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왜 이렇게까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일본캡슐토이협회 대표이사가 설명한 내용을 25일, 일본 매체 다이아몬드 온라인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다.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는 데다가 초기 사업 비용이 적게 들고 단기간에 오픈할 수 있는 캡슐토이는 코로나19 시기에 안성맞춤인 사업 아이템이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매장들이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국 상업시설에 공실이 많이 생기면서 캡슐토이 전문점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입니다”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싶은 고객들이 친근하고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캡슐토이에 몰렸습니다. 뽑기 기계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업태에 비해 유지 비용을 저렴하게 줄일 수 있어요. 또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지금까지 관심도가 낮았던 고객도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치이카와 캐릭터의 인기와 함께 상품의 장르도 다양해졌다는 점도 한몫 톡톡히 했다.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치이카와라는 캐릭터 시리즈입니다. 원작 만화가 인기를 끌면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어요. 그 귀여움으로 젊은 세대의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바뀐 고객층 겨냥에 열을 올렸다. 구입 후 SNS에 올리는 것까지 일련의 소비 행동이 자연스러운 인지도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식품·잡화 제조사들이 캡슐토이를 홍보로 활용하는 케이스가 증가했다.
“사실 기업 측에 큰 장점이 있어요. 예전처럼 광고비를 들여 매스컴 미디어에서 홍보하는 방법이 효과를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캡슐토이는 소비자들이 구입 후 SNS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인지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기업에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입니다”

최근 친환경, 고급화, 카드사용 가능 등 시대를 반영한 뽑기 기계의 등장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2월, 해치라는 일본 벤처기업이 동전 대신 페트병 뚜껑을 넣으면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경품이 나오는 이색적인 시도를 해 큰 화제를 모았다. 사업추진 담당자는 “서큘러 이코노미(순환형 경제)를 가까이 체험해 보려고 설치해 봤는데 예상 이상의 인기가 있었어요.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순환형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등의 후기가 많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돈을 넣으면 일단 꽝이 없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예상치 못한 상품을 얻었을 때의 즐거움이 있는 캡슐토이가 일본 2030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것 같다.


(취재 기자 :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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