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무더운 여름엔 도심을 떠나 이즈제도 오시마로!


도쿄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한 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다. 그동안 “일본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좋은 곳은 많지만, 필자는 그중에서도 이즈제도(伊豆諸島)의 오시마(大島)를 꼽는다. 그런데 의외로 일본에 오래 산 사람들조차 오시마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오시마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관광지와는 달리, 조금은 색다른 일본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화산으로 형성된 섬인 만큼 신비로운 자연경관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도쿄에서 오시마로 이동하는 쾌속선 (사진 출처: 청년기자 권민기)

도쿄에서는 배나 경비행기를 이용해 오시마로 갈 수 있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가격이 가장 저렴한 야간 배편을 택했다. 전날 밤 출발해 아침 일찍 섬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한적하고 정겨운 시골 분위기가 느껴졌다. 깨끗한 바다 너머로 후지산이 보였고,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상쾌해졌다.

넓고 깨끗한 바다와 너머로 보이는 후지산 (사진출처: 청년기자 권민기)

이 곳의 이동수단으로는 렌터카, 버스, 그리고 자전거가 있다. 시간과 체력을 아끼고 싶다면 렌터카나 버스를 추천하지만, 필자는 전동 자전거를 대여했다. 자전거 하나만으로 섬을 여행한다는 낭만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르막길이 많아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 때문에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자전거보다는 다른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도 자전거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고생한 만큼의 낭만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지층대절단면(地層大切断面) (사진출처: 청년기자 권민기)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다가 만난 지층대절단면이다. 수년간의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지층으로, 실제로 보면  훨씬 크고 웅장한 느낌이 든다. 이곳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한참 동안 신비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구경했다. 계속 보고 있으니 크레이프 케이크가 떠오르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토우시키 해변(トウシキ遊泳場)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출처: 청년기자 권민기)

섬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토우시키 해변에서는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바로 앞에 깊은 바다가 있으나 바닷속 바위들이 파도와 바람을 막아주는 덕분에 얕은 공간이 만들어져 초보자들도 스노클링이 가능하다. 생각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물 속에서 많은 해양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스노클링은 앞에 자전거를 타면서 고생했던 일들은 싹 잊어버릴 정도로 좋았다. 때문에 토우시키 해변을 오시마섬에서 가장 추천한다.

신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센주 키리도시(泉津の切通し) (사진출처: 청년기자 권민기)

입구에 들어서면 두 나무 사이로 좁은 계단이 보인다. 신비로운 장소로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영화 <이웃집 토토로>가 떠오르기도 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여행자들의 필수코스는 아니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짧게라도 들리는 것을 추천한다.

머물렀던 숙소의 방 (사진 출처: 청년기자 권민기)

숙소는 일본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전형적인 시골집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서툰 일본어로 대화를 시도했는데, 관리인이 친절하게 응대해 주어 안심할 수 있었다. 오시마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호텔들도 있지만, 이런 정겨운 분위기의 숙소도 많다. 색다른 숙소를 원하시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즐기는 야외 노천탕 (사진 출처: 청년기자 권민기)

섬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모토마치 하마노유(元町 浜の湯) 라는 노천탕에 들렀다. 이곳은 남녀 혼욕탕이라 수영복을 입고 입장해야 한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여행의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일몰 시각에 맞춰 방문하면 더욱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서툰 일본어로 사람들과의 소통도 어려웠고 휴대폰 통신도 원활하지 않았지만 그 속에서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때문에, 오시마에서의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은 만큼 불편한 점도 있지만,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일본 시골의 진짜 모습을 느껴보고 싶다면 오시마섬에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매력적인 여행지가 될 것이다.

(기사 작성: 청년기자단 권민기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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