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눈 내리지 않는 홋카이도에 가는 이유, 삿포로 맥주축제

  홋카이도(北海道)의 삿포로(札幌市)시는 겨울 여행지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다. 필자도 원래 하얗게 눈 덮인 삿포로를 방문하려 했다. 그러나 7~8월에 맥주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 시기를 재고하게 되었다. 마침 푸릇푸릇한 자연도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라, 넓은 자연을 품은 홋카이도를 여름에 방문하는 것으로 계획을 틀었다. 급하게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했고, 3주 뒤 삿포로로 향했다.


삿포로역 외관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삿포로 맥주축제의 정식 명칭은 ‘삿포로 오도리 비어 가든’이다. 삿포로 시내에 위치한 오도리공원(大通公園)에서 여러 브랜드의 맥주와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오도리공원은 삿포로역에서 도보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왼쪽) 축제 부스를 정리하는 모습 / (오른쪽) 사람이 빠져나간 축제 현장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행사장에 처음 방문했을 당시 몹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부스를 철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밤 11시까지는 행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어림짐작으로 다른 일정을 마친 뒤 밤 9시에 방문했던 탓이다. 행사는 기간동안 매일 12~21시 사이에 진행되었다. 축제 시간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대가로 첫 방문은 실패하고 말았다. 씁쓸한 마음으로 숙소에서 캔맥주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왼쪽) 기린(Kirin) 브랜드 부스 / (오른쪽) 아사히(Asahi) 브랜드 부스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두 번째 방문 때는 저녁 7시에 도착해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공원 내에는 맥주 브랜드별로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세계 각국의 생맥주, 병맥주, 맥주칵테일을 모두 포함하면 100종 이상의 맥주가 있다고 한다.


  축제가 열린 위치는 오도리공원의 서쪽 편이었다. 공원의 서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브랜드별 부스 입구가 보인다. 부스 하나만 해도 꽤 큰데, 여러 브랜드가 있어 규모가 정말 큰 축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행사 규모에 맞게 좌석이 많았지만,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사람도 많았다.


기린 흑맥주와 치킨 가라아게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기린 부스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주문은 온라인으로 하거나 점원이 있는 곳에 가서 할 수 있었는데, 필자는 직접 점원에게 가서 주문했다. 한국에서는 마셔볼 수 없었던 기린 흑맥주와 함께 치킨 가라아게를 주문했다. 직접 가져가야 하는 방식이라 맥주와 가라아게를 받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이날은 거리 이동이 많았기 때문에 조금 지친 상태였다. 그런데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켜자 눈이 번쩍 뜨였다. 쓴맛으로 알려진 흑맥주에서 달달한 맛과 고소한 맛이 동시에 났고, 목 넘김이 부드러웠다. 치킨 가라아게는 조금 식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바삭함과 촉촉함이 느껴졌다.


  다음으로는 기린의 라거(lager) 맥주를 주문해 마셨다. 라거는 흑맥주보다 단맛이 적게 났고, 산뜻함과 쓴맛이 적절하게 조화되었다. 기린 라거 맥주는 캔으로 몇 번 마셔봤지만, 생맥주가 주는 싱싱함과 부드러움은 따라잡을 수 없었다. 산토리(Suntory) 맥주 부스에서는 ‘더 프리미엄 몰츠’라는 이름의 맥주를 마셨다. 향과 감칠맛이 강하고, 약간의 쓴맛이 더해져 풍미가 좋다고 느꼈다. 이 산토리 맥주를 마지막으로 마신 뒤 숙소로 돌아갔다.


기린 부스에서 사람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당시 ‘삿포로 오도리 비어 가든’의 분위기를 회상해 보자면 대학교 축제 못지않게 활기가 넘쳤다. 처음엔 군중 틈에서 어색하게 맥주를 홀짝였다. 그러나 대화소리와 웃음소리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축제 분위기에 녹아 들었다. 가족, 친구와 함께 웃음을 나누는 여행객들, 퇴근 후 정장을 편하게 풀어 입은 채 맥주를 즐기는 직장인들, 서로 툭툭 장난치며 즐거워하는 축제 스태프들.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생생한 에너지는 지금도 사진을 들여다볼 때마다 느껴진다.
2024년에는 7월 19일부터 8월 16일까지 맥주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올해 여름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사 작성 : 청년기자단 김예린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 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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