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센다이 가는 사람 주목! 센다이에서 가보고 맛봐야 할 것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고생했던 경험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들 한다. 그래서 그런지 도쿄에서 살면서 가본 곳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바로 ‘센다이’다. 마냥 재밌어야 할 여행을 어떻게 ‘고생’이라고 할 수 있는지, 그럼에도 센다이 여행을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설명해 주려고 한다.

도쿄역에서 출발하는 센다이행 야간버스 (사진 출처: 최민영 청년기자)

  야간버스를 선택한 건 일종의 패기였다. 도쿄에서 센다이까지는 버스로 약 6시간. 그 정도면 자면서 가기 딱 좋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패기로 24시에 출발하는 가장 저렴한 비용의 야간 버스를 선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야간버스는 피곤함을 감수해야 하는 여정이다. 휴게소를 들를 때마다 자다 깨기 일쑤였고 그렇게 얕은 잠만 이어가다 보니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기분이었다. 심지어 6시간을 달려 도착한 센다이역은 문을 연 가게가 거의 없었다. 한국처럼 곳곳에 24시간 찜질방이라도 있으면 문제 없겠지만, 이른 아침 갈 곳 없는 낯선 도시는 그리 낭만적이진 않다.

가메이 아레나 센다이 체육관의 외관 (사진 출처: 최민영 청년기자)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향한 곳은 ‘가메이 아레나 센다이 체육관’이었다. 센다이역에서 지하철로 약 12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하이큐>의 배경지로 유명하다. 매달 지정된 날짜에 ‘하이큐 투어’를 진행하는데 일종의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행사라고 볼 수 있다. 투어 비용은 무료. 원래는 예약을 하고 가야 하지만 당일에 자원봉사자분께 투어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하면 흔쾌히 명단에 추가해 주신다.

만화의 한 장면과 실제 장소를 비교하며 설명해 주고 있다 (사진 출처: 최민영 청년기자)

  ‘하이큐 투어’에 참가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 체육관 구석구석을 만화와 비교하며 친절하고 디테일하게 설명을 해주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무료 투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만화 속 캐비닛, 현수막, 소품 등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 신경 쓴 게 잘 보였다. 만일 해당 만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해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투어였다. 또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로비에 마이클 조던의 싸인 농구공이 있다는 점. 만약 센다이 체육관에 가게 된다면 조던의 흔적을 꼭 한 번 찾아보길 바란다.

루플버스의 책자 (사진 출처: 최민영 청년기자)

  다시 센다이역으로 돌아와서 루플버스 승차권을 끊었다. 루플버스는 센다이역에서 시작해 센다이 곳곳의 관광지를 들른 후 다시 센다이역으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독특한 점은 자신이 원하는 관광지에서 하차해 둘러본 후 하차했던 정거장에서 다음 도착할 루플버스를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 된다는 점이다. 관광버스로 이동하지만 사실상 본인이 원하는 관광지만 둘러볼 수 있는 자유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센다이 성터 (사진 출처: 최민영 청년기자)

  루플버스를 타고 여러 곳을 구경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센다이 성터’였다. 센다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넓은 공원으로 생각보다 사람이 꽤 있었다. 새벽부터 움직여 지쳐버린 몸을 잠시 쉬어 가기 딱 좋은 장소라서 더 오래 있었던 것 같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다테 마사무네 동상도 보고, 거리가 있어 차마 가보진 못한 센다이 대관음을 멀리서 바라보기도 하고. 가을이 적절히 새겨진 풍경들이 너무나도 평화로워서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떼기가 아쉬웠을 정도였다.

‘리큐’에서 주문한 규탄 세트 (사진 출처: 최민영 청년기자)

  버스 투어를 마치고 저녁으로 센다이의 명물 규탄(우설)을 먹으러 왔다. 대부분 세트로 시키면 규탄, 밥, 밑반찬, 국이 나오니 참고하길 바란다. 지갑 사정 딱한 대학생에게는 고가의 식사였으나, 센다이 하면 규탄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하니 센다이에 가게 된다면 먹어 보길 바란다. 그 값어치는 확실히 할 테니 말이다. 참고로 워낙 많은 규탄 체인점들이 있지만 대기가 있거나 일찍 닫을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나는 ‘리큐’라는 식당에서 식사했는데 확실히 다른 부위와는 달리 식감이 살아있다는 점이 규탄의 매력인 것 같다.


즌다 모찌와 즌다 쉐이크(사진 출처: 최민영 청년기자)

  또 센다이의 특산품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즌다(완두콩)’이다. 나는 즌다로 만든 다양한 음식 가운데 즌다 모찌와 즌다 쉐이크를 선택했다. 둘 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상상 이상으로 맛있었다.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으로 센다이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말이 그제야 이해가 갔다. 센다이역에서 선물용으로도 팔고 있으니 여행 기념품으로 하나 사가도 좋을 것 같다.

  센다이는 다른 곳을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이미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라서 여행을 포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다녀오길 잘했다고 느낀다. 센다이는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아쉬울 만큼 볼거리도 많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아서 다음을 기약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도시이다. 비록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다른 유명 도시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색다른 일본의 모습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곳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센다이에서 다른 도시 부럽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기사 작성 : 청년기자단 최민영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 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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