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가 별세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향년 88세.

13일 NHK 등 현지 매체는 출판사 고단샤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 오에 겐자부로가 지난 3일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1935년 에히메현 우치코정에서 태어난 오에 겐자부로는 도쿄대학 재학 중에 발표한 ‘기묘한 일거리’로 등단하고 1958년 ‘사육’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수많은 문학상을 받은 오에는 차세대 작가로서 전후 일본 문학을 이끌었다.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1994년 ‘개인적 체험’으로 일본인으로서는 두 번째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오에는 전쟁과 무력행사를 포기하는 내용이 담긴 일본 평화헌법 9조를 수호하는 ‘9조회’ 멤버로 활동하며 헌법개정을 반대했다. 이외에도 탈원전을 주장하는 등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해 왔다.

전후 70년을 맞은 2015년, 오에는 NHK 인터뷰에서 헌법과 평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오에는 헌법개정을 반대하는 9조회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평화헌법, 민주주의 헌법을 포기하고 다른 헌법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본인들 사이에 있다. 이를 막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당시에는 생각했다. 그 후로 계속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평화헌법 9조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주목받은 것에 대해서는 “헌법 9조를 매우 높게 평가해 주시는 것, 그리고 일본이 전후 70년간 전쟁을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정해 주려는 해외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매우 마음 든든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령 실제로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사람들의 관심 속에 일본 평화헌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큰 격려를 받는다”라고 덧붙였다.

(취재 기자 : 신하롬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