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일청년미래회담 시리즈 기사 #4 세션3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사진) ‘제2회 한일청년미래회담’에서 양국 대학생들이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생각의 차이를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22일 연세대에서 열린 ‘제2회 한일청년미래회담’에서 양국 대학생들이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생각의 차이를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재해에 대한 기억의 차이를 넘어 양국 정부 및 언론의 신뢰도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사진) 세션3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일본인 대표로 발표를 맡은 후쿠자와 나기사 


이날 일본인 대표로 발표를 진행한 연세대학교 글로벌인재대학 국제통상학과 2학년 후쿠자와 나기사 학생은 일본인의 재해인식과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대한 반응을 소개했다. 일본인은 전반적으로 지진에 대한 경험과 피해자에 대한 공감대가 존재한다며, “<스즈메의 문단속>, <후쿠시마50> 등과 같이 재해를 주제로 한 작품을 교훈의 계승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피해자의 극복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결정 당시에도 후쿠시마에 대한 재건에 초점을 맞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하며, “지진의 상처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터부시되고 후쿠시마 수재민을 도와야 한다는 사회적 의식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후쿠자와 나기사 학생의 발표를 경청하는 학생들
 

또, 일본은 정부·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대해 긍정적 의견이 많아졌다고도 했다. “한국과는 다른 과학적 견해 및 역사적·정치적 배경, 언론 보도의 신뢰도 차이로 인식 차이가 생긴 것 같다”며, “양국 정부에서 공통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고, 서로의 부정적인 측면만 보지 않고 긍정적인 측면까지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일본인 학생의 발표가 끝나고 한국인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학년 고서진 학생은 “한국은 자연 재해에 대한 경험과 의식이 부족해 기본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공감이 옅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본대지진 발생 직후 한국은 가장 먼저 긴급구호대를 파견하고 적극적인 성금 모금을 진행한 바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그러나 3월 말 한일 간 역사 분쟁(독도 기술 교과서 논란)이 불거지며 회의감과 냉소주의가 생성되었고, “결국 재해에 관한 공감대는 옅어지고 방사능 피해에 대한 불안감만이 남게 됐다. 이러한 불안감이 2024년 현재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대해 한국인들이 느끼는 반감의 토대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사진) 적극적으로 세미나에 참여 중인 학생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결정 당시, 한국 정부의 미비한 대응 및 혼란스러운 보도, 한일 역사 갈등 과정에서 생긴 일본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우려를 심화시켰다고도 꼬집었다. “현재 한국 국민 사이에는 일본 정부·언론에 대한 불신뿐만 아니라 불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 정부·언론에 대한 불신도 만연하다”고 했다.

고서진 학생은 끝으로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을 해결해야 재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양국이 민간 차원에서 협력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양국 정부의 대응을 공동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재해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발표가 끝나고 그룹토의를 진행하는 참가자들 


발표자들의 발표가 끝나고 각 그룹별 토의 및 발표가 이루어졌다. 한 그룹에서는 “일본인들의 재해 경험은 굉장히 직접적이고 생활에 밀접했던 반면, 한국인은 간접적이고 추상적인 경험이 많았다”고 했으며, 일본인들의 정부·언론에 대한 높은 신뢰감과 일본 젊은층에서 나타나는 정치 무관심이 놀라웠다는 반응을 보인 그룹도 있었다.

또 다른 그룹에서는 ‘서로 다른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 정권 교체 때마다 급변하는 정부의 대일 정책으로 인해 정부·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한국 측 의견과 ‘정치 무관심이 정부를 수용하는 태도를 만들었고 언론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는 일본 측 의견 등 양국이 차이를 보였다.

(사진) 참가한 학생들이 서로 솔직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이 밖에 한국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언론의 책임감 있는 정보 전달이 신뢰의 부재를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양국 정부와 언론이 통일된 수치를 보도해야 인식 차이가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진) 그룹 토의를 진행 중인 그룹원들 


세션에 참가한 학생을 인터뷰해봤다. 협력단체 한일청년파트너십을 계기로 참가하게 되었다는 김민기 학생은 “이렇게 모여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정말 즐거웠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제2회 한일청년미래회담’ 세션3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주목해야 할 사실은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대해 한국인은 반대 입장, 일본인은 긍정의 입장을 보였지만 양쪽 모두 극단적으로 찬성하거나 반대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제2회 한일미래청년회담’을 통해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의 방사능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고, 한국인들은 일본인의 선택이 불가피한 것이었음을 배려하는 자세가 엿보여,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을 때 비로소 공감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취재 기자: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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