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일본어 실력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바로 ‘일본의 미디어’이다. 일본의 미디어를 자주 보고 좋아하다 보니 미디어의 실제 배경이 되는 곳을 일명 ‘성지순례’ 하기까지 이르렀다. 직접 가보니 등장인물이 실제로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는 재미를 찾았다. 따라서 이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일본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장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의 드라마와 영화의 실제 장소를 다룰 것이며 다음 기사에서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는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요코하마 시노하라하치만 신사
처음 소개할 곳은 한국에서도 매우 유명한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에 나오는 장소이다. 드라마의 마지막 화에서 마을 노천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주인공들이 전부 이곳에 모이게 되는데, 바로 이 노천시장이 열린 곳이 요코하마의 ‘시노하라하치만 신사’이다. 이곳은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자그마한 신사이다. 그러나 필자는 일본의 설날 연휴에 방문을 했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새해의 안녕을 빌기 위해 찾아와 북적북적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신사가 높은 언덕에 있고 좁은 골목들을 찾아 헤매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드라마의 팬이라면 방문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의 촬영이 대부분 요코하마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 신사를 들리면서 다른 촬영지도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일런트>-타워레코드 시부야점
두 번째로 소개할 장소는 드라마 <사일런트>에 나오는 음반 가게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이다.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아오바’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으로 드라마가 방영된 직후까지 등장인물들의 아르바이트 복장이 이곳에 전시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 드라마가 방영된 후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곳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대부분 아는 8층짜리 대형 음반 가게이다. J-POP부터 K-POP, 재즈, 힙합, OST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청음 할 수 있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한 번 들어가 구경을 하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갈 만큼 즐거운 곳이다. 유명한 스폿인 시부야 스크램블에서 도보로 7분 정도 걸리니 시부야에 방문했다면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노시마 가타세 다리
세 번째로 소개할 장소는 드라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나오는 에노시마의 ‘가타세 다리’이다. 여름에 봐야 될 드라마로 추천되고 있는 만큼 해변으로 유명한 에노시마에서 촬영을 했다. 그 중에서도 가타세 다리는 등장인물들이 자주 걸어 다니는 곳으로 나온다. 에노시마역에서 에노시마까지 걸어가는 길 중간에 있기 때문에 들르기 좋은 위치이다. 가타세 다리 위에서 보는 탁 트인 바다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이 드라마의 OST를 들으며 마치 내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감상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요코하마 에어 캐빈
네 번째로 소개할 곳은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에 나오는 ‘요코하마 에어 캐빈’이다. 한국에서 이례적으로 일본 영화(애니메이션 제외) 관객 수가 100만 명이 넘어 배우가 내한까지 했던 인기 영화에 나온 장소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토오루’와 ‘마오리’가 데이트할 때 탄 에어 캐빈으로 요코하마에 위치하고 있다. 사쿠라기초역과 운가파크역을 잇는 캐빈으로 탑승 시간은 편도 5분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요코하마라는 항구도시의 경관을 보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요코하마의 랜드마크인 코스모월드 대관람차와의 세트 티켓도 판매하고 있으니 요코하마 여행을 하며 두 곳 다 즐겨 보길 추천한다.
<최고의 이혼>-나카메구로 메구로강
다섯 번째로 소개할 장소는 드라마 <최고의 이혼>의 배경이 되는 도쿄도 나카메구로의 ‘메구로강’이다. 나카메구로에 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거의 매회 나오는 장소이다. 이곳은 봄이 되면 강 전체가 벚꽃길이 되어 벚꽃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한적한 동네이기 때문에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도 어디선가 살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한 동네이기 때문에 강 산책을 한 후 근처의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길 추천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가마쿠라 고쿠라쿠지역
여섯 번째로 소개할 장소는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나오는 가마쿠라의 ‘고쿠라쿠지역’이다. 네 자매 중 막내 ‘스즈’가 이사를 온 후 처음 사귄 친구에게 마음을 터놓는 곳이자 첫째 ‘사치’가 엄마와의 응어리를 푸는 곳이다. 이곳은 관광지로 활성화되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여름의 녹음을 여유롭게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특히 6월에 가면 역 인근에 만개한 수국들을 볼 수 있다. 시끌벅적한 도쿄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한적한 곳으로 할머니 댁에 간 듯한 한가한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에 오길 추천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총 여섯 곳의 배경지를 추천하였다. 위에서 소개한 일본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한다면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아니면 독자들이 좋아하는 일본 미디어의 배경지를 직접 찾아서 가보기를 바란다. 단순한 일본 여행에 따분해지기 시작했다면 이처럼 ‘콘텐츠 투어리즘’을 테마로 일본을 돌아다녀 보자.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일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기사 작성: 청년기자단 부서하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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