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 균일샵의 선구자인 ‘다이소’를 영위하는 다이소산업의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가 12일 심부전으로 일본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에서 세상을 떠났다. ‘회사는 망하는 것’, ‘자기 부정하는 것’ 등 부정적인 발언을 전면에 내세운 독자적인 경영철학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으며, 산케이신문은 지난 2023년 4월부터 야노 사장의 <‘100엔 남자’의 철학>을 연재 중이다. “되는대로”라는 경영자 실격 낙인이 찍힐 수 있는 발언 속에 실은 확고한 철학이 있어 일본 재생을 위한 실마리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 시작한 연재다.
고객 제일 추구
‘디플레이션 총아’로 불렸던 야노 사장의 100엔 균일은 물밀듯이 들어온 고객들로 가격표 부착이나 계산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쁜 가운데 무심코 입에서 나온 산물이다. 다이소를 100엔샵을 대표하는 가게로 키운 경영철학은 이익보다도 고객을 기쁘게 하는 ‘고객 제일’을 추구하는 데 있었다.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험담에 분통을 터뜨렸고 “이익을 도외시해서라도 좋은 것을” 위해 원가가 98엔이라도 100엔에 계속 팔았다. ‘질리면 끝’이라고 생각해 게임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상품 개발과 매장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부정하기’를 반복하며 경영철학을 연마한 셈이다.
이토요카도를 창업한 이토 마사토시가 사원에게 호통치면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마주했을 때 “경영자는 태연자약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일에 필사적으로 일하는 것이다. 사원에게는 꾸짖는 것이 상냥한 것”이라며 이후는 ‘일본 제일 화내는 사장’으로 일관했다. 아홉 번의 이직을 거듭하면서 “운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소극적인 성격을 부정하기 위해 개명도 서슴지 않았다.
장난기를 발휘하기도
일이 끝나면 늘 그 자리의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움직였다.
첫 만남은 2020년 정월, 하코네역전에 출전한 모교 주오대를 응원하기 위해 도쿄 오테마치에 방문했을 때였다. 얇은 복장에 히로시마 사투리로 “더위를 많이 타서요”라고 자기 소개했다. “저는 ‘회장’이라며 다이소산업 ‘괴조’라고 적힌 명함을 내밀었다. (*일본어로 ‘회장’과 ‘괴조’의 발음이 ‘카이초’로 동일하다)
다른 자리에서는 말장난을 반복하며 피 묻은 칼의 모형인 다이소 상품을 사용해 “당했다~”며 익살스러운 장난기도 보였다.
한편 크게 ‘고마워요’라고 적힌 다른 명함도 준비해 “‘고마워요’를 반복해 말하면 정말로 일이 좋은 방향으로 굴러가요”라며 진지한 얼굴로 말하기도 했다.
“일본인은 참지 않고 열심히 일하지 않게 되었다. 일본은 망해요”라고 우려하며 “새로운 일본을 만들자고 호소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강연 활동에 적극 나선 바 있다. 히로시마대에서 특별 초빙 교수로서 신입생 등 앞에 서는 올해 4월 강연을 특히 기대하고 있었다.
이달 12일 아침, 히로시마현 내 자택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같은 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가 역대 최고 고물가에 직면하는 가운데 업계의 한 시대를 쌓아 올린 남자는 바람처럼 떠났다. (이마호리 모리미치)
* 산케이신문 https://www.sankei.com/article/20240219-E2TDMTBKD5LMBDPLJGP4KO7JVU/ 2024/02/19 17:12
* 본 기사 번역은 JK Daily 책임하에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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