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덴노지에서 티셔츠가 찢어질 정도로 격렬한 난투극을 벌인 동영상이 화제다. 싸움의 원인은 다름아닌 ‘포켓몬 카드’였다. 포켓몬 카드 최신판 출시일에 중복으로 추첨하기 위해 다른 사람인 척 새치기를 하려다 주위 사람들과 몸싸움이 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혀졌다.
최신판 카드 출시 전날 밤에는 약 800명이 모이는 등 일본에서의 포켓몬 카드 인기를 톡톡히 증명했다. 그러나 최근 뜨거워지는 관심만큼 포켓몬 카드를 둘러싼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데, 되팔이 목적의 레어 카드 사재기, 도난 사건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야마나시현의 한 트레이딩 카드 판매점에서 1,500여 장의 카드를 도난당해 약 200만 엔(한화 약 1,950만원) 피해를 입은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경찰이 압수한 포켓몬 카드를 보고 ‘(레어 카드를) 고무줄로 묶었다’며 악플이 빗발친 웃지 못할 헤프닝도 있었다. 지난달 18일 후쿠오카에서는 범인이 판매 중인 포켓몬 카드 총 200~300장을 훔치고 달아나 100만 엔(한화 약 910만 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사건도 발생했다.
한 트레이당 카드 전문가는 지난 1월에 출시된 ‘미모자 SAR’이라는 카드가 처음부터 10만 엔에 거래됐다고 전하며, “포켓몬 신작 게임이 나오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고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일러스트의 인기까지 더해져 10만 엔을 넘어섰다. 인터넷 뉴스 및 TV에도 방송을 타며 영향을 미쳤다”고 가격이 비싼 이유에 대해 밝혔다.
24일 일본 매체 아베마타임즈는 카드 일러스트에도 팬들이 생기면서 ‘그림 작품’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갖게 됐고, 거기에 각종 미디어에서 ‘가격 급등’이라고 보도되며 국내외로부터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도쿄 아키하바라에 있는 포켓몬 카드 전문점에 따르면, 매장에서 판매 중인 가장 비싼 포켓몬카드는 한 장에 1억 엔, 한화로 약 9억 원에 달하며 약 2천만 엔(1억 8,000만원)짜리 카드를 구입한 손님도 있다고 한다.
일본 경제 평론가 사토 하루히코는 아베마타임즈 인터뷰에서 포켓몬 카드가 해외에서도 인기있는 이유에 대해 “메이저리거의 카드가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당연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프리미엄 레어 카드라는 개념이) 쉽게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인기 잡지 ‘주간 SPA!’의 전 부편집장인 다나베 겐지는 잡지 속 코너인 ‘부업 랭킹’에서 최근 약 5년간 ‘포켓몬 투자’, ‘트레이딩카드 투자’가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밝히며, 저렴하게 구입해 50만 엔, 100만 엔을 얹어 되파는 등 투자 목적으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취재 기자 :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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