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에 관심 없는 日 공무원 ‘공부할 시간이 없다’ ‘승진보다도 가정’…지자체 골머리


(사진) 긴장감 도는 수험장 (연합뉴스 제공) (*사진은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일본에서 공무원 승진시험 응시율이 하락하고 있다.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명예보다는 사생활을 소중히 여기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3개 지방지자체를 조사한 결과 공무원 승진시험 응시율이 8개 지자체에서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업무가 바빠 시험공부를 할 시간이 없다는 의견 외에도 승진보다 가정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2012년부터 10년간 계속해서 승진시험을 실시해온 지자체를 대상으로 승진시험 응시 변화율을 조사했다.

수험 자격이 있는 공무원의 나이와 근속연수 등에 차이는 있지만 13개 지자체 중 8개 지자체에서 응시율이 하락했다. 하락 폭이 가장 컸던 곳은 가와사키시로 2012년 56%에서 45.7%로 감소했다. 뒤를 이어 사이타마현이 65.9%에서 57.8%로, 교토시가 22.8%에서 18.8%로 감소했다. 나고야시는 하락 폭은 작지만, 가장 낮은 응시율을 기록했으며 2019년부터 10%를 밑돌았다.

승진시험은 우수한 인재를 빠르게 승진시켜 조직을 활성화시키거나 젊은 공무원에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30대 초반에 응시 자격을 부여한다고 해도 우수한 인재일수록 직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 업무로 바쁜 경우가 많고, 이 연령대는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시험공부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승진해서 업무가 늘어나면 개인 생활에 더욱 시간을 낼 수 없게 된다는 이유로 수험을 기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한 지자체 인사담당자는 “승진시험을 계속해 나가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홋카이도와 나가사키현 등은 시험제도를 없애고 업무 실적으로 평가하는 승진제도를 다시 도입했다. 응시율을 유지하기 위해 시험 자체를 간소화하거나 준비하기 쉽게 하는 등의 대응을 취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지방자치 전문가 마쓰나미 준 고베대 대학원 교수는 “승진시험은 공평하고 다양한 인재 등용이 가능하므로 계속 이어가야 한다. 응시율 때문에 시험을 간소화한다면 우수한 간부를 등용하겠다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게 된다. 업무 편중 등 시험을 못 보는 이유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취재 기자 : 박소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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