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 납북 피해자 가족 집회서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하겠다”


(사진) 기시다 후미오 총리 (도쿄 교도=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한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피해자 5명이 일본으로 돌아왔다. 이후 20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아직도 가족들은 피해자의 생사 여부를 알지 못한 채 기다리고만 있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조기 해결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23일 일본 매체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2002년 이후 1명의 납치 피해자 귀국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뼈아픈 일이다”며 “(남겨진) 가족의 마음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조여온다”고 말하고 “가족들이 고령이 되는 가운데 납치 문제는 시간적 제약이 있는 인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체적으로 행동하여 총수 간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건 없이 언제든지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결의가 있음을 말씀드리는 것으로 전력으로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 피해자 가족들은 “가족들이 고령이 되어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정부에 호소했다.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가족회’의 대표로, 당시 13세의 나이로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의 동생 요코타 다쿠야(54)는 “피해자의 부모 세대가 자녀와 재회를 이루지 못한 채 차례로 타계하고 있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한시라도 빨리 모든 피해자의 귀국을 위해 기시다 총리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해결의 중요성을 거듭 알리고 북일정상회담을 조속히 실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요코타 메구미의 모친인 사키에(86)는 “메구미가 북한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생각에 밤낮으로 슬픔에 잠긴다. 그래도 ‘꼭 도와줄게’라는 일념으로 부부가 힘내 왔는데 남편이 먼저 천국에 갔다. 남은 피해자를 빨리 구해내고 일본 땅을 밟게 해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취재 기자 : 신하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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