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총리 국장,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日정부…전국민 묵념 ‘검토중’, 공영 도박시설 운영 여부 ‘미정’


(사진) 7월 12일 아베 전 총리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총리관저를 떠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운구차를 향해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 (도쿄 교도=연합뉴스 제공)

9월 27일 도쿄 닛폰부도칸에서 열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까지 한 달 반 남았다. 일본 정부가 국장 준비에 힘쓰는 가운데, 아베 전 총리를 애도하는 조기 게양 및 묵념의 시행 범위를 두고 국민에게 어디까지 요구할지 명확한 방침을 내놓지 못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17일 일본 매체 지지통신은 아베 전 총리 국장과 관련된 야당 의원이 제출한 질문주의서에 대한 18개 답변서를 15일 각료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조기 게양 및 묵념을 기업 및 학교에 요청할지에 대해 “장례식 방침은 현재 검토 중으로, 현시점에서 답변하기는 곤란하다”고 표현하는 데 그쳤으며, 국장 당일에 경마와 경륜 등 공영 도박시설 운영 중지를 요구할지에 대해 “현시점에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국장 당일에 관공서와 기업, 학교 등의 국장 당일 휴일 지정과 방송사에 노래와 댄스가 나오는 프로그램 송출 자제를 요청할지에 대해 “현시점에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유일한 선례인 1967년 10월 31일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국장 당시, ‘협조’ 등의 형태로 국민에게 조의 표명에 대한 협조를 구한 바 있다.

과거,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국장을 치르기 6일 전에 전달된 공문 ‘당일 조의 표명에 대해’에 따르면 각 부처는 (1)조기를 게양한다 (2)장례 중 일정 시각에 묵념한다 (3)당일 오후는 직원이 근무하지 않는 것을 인정한다 (4)가무음곡을 동반한 행사는 삼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내렸고, ‘각 관공서, 학교, 회사, 그 외 일반’의 경우 ‘동일한 방법으로 애도를 표하도록 (각 부처에서)협조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온 국민이 국장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

당시 정부 내 검토 문서를 보면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존재하던 국장령(國葬令)에 근거해 ‘국민을 일률적으로 상복을 입게 할 수 없다’고 되어 있는 점에서 국민에게 강제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통신은 지적했다.

지난 7월, 아베 전 총리의 가족장 당시 일부 교육위원회가 학교 측에 반기 게양을 요청해 정치적 가치관을 강요한다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국장 자체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제기되면서 과도한 요청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정부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취재 기자 : 신하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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