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헤이친로우(聘珍樓)' 파산 절차 시작… 140년 전통의 중국 요리점, 시대 변화에 적응 실패

폐업한 헤이친로우 모습 (사진 : NHK 홈페이지 캡쳐)


일본을 대표하는 중국 요리점 '헤이친로우’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140년 전통의 중국 요리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21일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제국 데이터 뱅크’에 따르면, 헤이친로우의 운영 회사와 관련 회사 두 곳이 도쿄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으며, 3월 말 기준 부채 총액은 32억 3800만 엔에 달한다.

헤이친로우는 1884년 창업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 요리점으로, 2007년에는 연 매출 약 108억 엔을 기록했으나 경기 악화로 인한 법인 수요 감소로 실적이 저조해졌다. 2016년 홍콩 펀드의 투자를 받아 재건을 시도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관광객과 연회 이용이 회복되지 않았고, 물가 상승과 인건비 증가가 겹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푸드저널리스트 야마지 리키야씨에 의하면, 헤이친로우는 전통적인 서비스 형태를 고수하며 디지털 전환(DX)에 뒤처졌고, 인건비 절감 및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22년에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본점이 파산했으며, 운영 회사도 계속해서 채무 초과 상태에 빠졌다. 결국 5월 20일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회사 청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헤이친로우는 1990년대 TV 도쿄의 프로그램 ‘아사쿠사바시 양구 양품점’에 출연해 ‘불의 요리사’로 인기를 끌었던 주부덕씨가 총주방장을 맡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헤이친로운는 도쿄, 오사카, 기타큐슈 등지에서 고급 중국 요리점을 운영했으며, 백화점 내에서도 판매를 진행했다.

이처럼 '聘珍樓'의 파산은 일본의 중국 요리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전통을 고수하던 많은 노포들이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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