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컵 하나로 다양한 사케를 즐긴다. 다카야마 산마치 전통거리보존지구


눈 내리는 다카야마의 풍경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버스를 타고 기후현 북부에 위치한 다카야마시(高山市)로 향했다. 출발 지점인 나고야(名古屋)에서는 비가 내렸는데, 다카야마에 도착하니 비가 눈으로 변해 있었다. 저녁 9시경, 거리는 하얗게 덮여 있었고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늦은 시간이라 짧은 산책으로 다카야마의 첫인상만 담아둔 채 숙소로 돌아갔다.

아침에 본 다카야마 시내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다음 날 아침, 다카아먀 시내로 돌아왔다. 밤에 본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거리를 거닐며 마치 처음 와보는 장소인 것처럼 구경했다. 이 날 목적지는 ‘산마치(三町) 전통거리보존지구’였다. 여러 종류의 사케를 한 잔씩 시음해 볼 수 있는 사케 양조장이 있다고 하여 방문하기로 했다. 역에서 10분 정도 직진하면 목적지가 나오기 때문에 지도는 넣어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다.


(왼쪽) 간장 소스가 발린 당고 / (오른쪽) 마을 사이로 흐르는 미야강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절반 정도 이동했을 때 당고 가게를 발견하고 멈춰 섰다. 간장 소스를 발라 구운 당고를 일행과 하나씩 주문해 먹었다. 짭짤한 맛과 떡의 쫄깃한 식감이 잘 어울렸다. 가게 옆으로는 미야강(宮川)이 흐르고 있었다.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강을 끼고 있는 소박한 마을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산마치 전통거리보존지구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당고 가게에서 조금 더 걸어 가면 ‘산마치 전통거리보존지구’로 들어갈 수 있다. 양옆으로 전통적인 분위기의 상점과 양조장이 늘어서 있는 거리다. 사케 양조장들은 거리 한 구역에 모여 있었다.


  필자는 우선 사람이 가장 적어 보이는 사케 양조장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다양한 사케와 간식거리가 진열되어 있었다. 가볍게 구경을 하고 본격적으로 사케를 시음하기로 했다.


사케를 시음할 수 있도록 마련된 냉장고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시음 방식은 양조장마다 다르다. 처음 방문한 곳은 카운터에서 잔을 구매하고, 냉장고에 있는 12종의 사케를 시음하는 방식이었다. 주의 사항이 있다면 사케는 종류별로 한 잔씩만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냉장고 앞에 서서 사케를 따라 마셨다. 사케 아래에 간단한 설명과 함께 상품명, 가격이 적혀 있었다. 마셔보고 취향에 맞는 사케가 있다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필자는 여섯 종류를 마셔보았다. 다양하게 마시고 비교한 끝에 드라이한 사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토큰을 뽑을 수 있는 자판기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두 번째로 방문한 양조장은 시스템이 조금 달랐다. 잔을 구매한다는 점은 같았지만, 매장에서 사용하는 토큰을 함께 구매해야 했다. 토큰을 사케 시음 기계에 넣은 뒤 버튼을 누르면 한 잔씩 추출되는 방식이었다.


  처음 방문한 양조장은 450엔에 잔을 구매해 최대 12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었고, 두 번째 방문한 곳은 100엔에 잔을 구매해 한 잔당 대략 80~100엔(토큰 6개에 500엔, 1개에 100엔)을 내고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었다. 이처럼 양조장마다 방식이 다르니 비교해 보고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토큰을 넣고 사케를 마실 수 있는 기계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필자는 6개의 토큰을 구매해 시음했다. 우선 유자 맛이 난다는 사케를 마셔보았다. 진한 유자향에 상큼하고 달달한 맛이 느껴졌다. 술의 쓴 맛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이후에는 ‘dry’라고 적힌 사케를 골라서 마셨다. 그 중에서 유독 맛있게 느껴지는 사케가 있어 한 병을 구매했다.


우유를 중탕하고 있다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시음장 뒤편에는 다양한 간식거리가 진열되어 있었다. 냉장고에서 다카야마가 속한 히다(飛騨) 지방에서 제조한 우유를 발견했다. 지역의 우유는 꼭 마셔봐야 한다는 생각에 바로 구매했다.
우유를 구매하면 차갑게 마셔도 되지만, 중탕 기계가 있어 따뜻하게 데워서 마실 수도 있었다. 차갑게 마셨을 때는 산뜻하고 고소한 맛이 났고, 따뜻하게 마셨을 때는 조금 더 깊은 향과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따뜻한 우유로 시음을 마무리하며 사케 양조장 탐방을 마쳤다.

(왼쪽) 산마치 거리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 (오른쪽) 해 질 녘 산마치 전통거리지구의 모습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밖으로 나왔을 때는 해가 지고 있었다. 한 손에는 사케 한 병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근처 가게에서 산 아이스크림을 들고 걸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마지막으로 전통 거리가 주는 운치를 감상했다. 걷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 작성 : 청년기자단 김예린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 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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