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기부병’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일본의 고구마 농가들이 늘고 있다. 고구마 기부병은 고구마가 사상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감염되면 주로 잎이 노랗게 시들거나 고구마가 부패하게 된다. 2018년 규슈, 오키나와에서 처음 발생해 현재는 일본 전역에서 확인되고 있어 일본 농가들은 항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올해 무사히 가을 별미 고구마가 일본인들의 식탁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가들이 이토록 긴장하는 이유는 고구마 한 포기라도 병해에 걸리면 밭 전체를 소독하고 재배한 모든 고구마를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3일 일본 매체 겐다이비즈니스에 따르면, 2021년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서 고구마 기부병이 유행해 큰 피해를 몰고온 적이 있는데, 당시 수확량이 급격하게 감소해 고구마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상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올해도 미야자키현 등에서 보고되고 있어 고구마 농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일본 고구마 산출액 1위인 이바라키현의 한 농업기술 관계자는 매체 인터뷰에서 “기부병에 아주 큰 위기의식과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바라키현에서도 발생이 확인되었는데, 밝혀진 시점에 즉시 해당 밭에 있는 모든 모종을 뽑고 토양 소독을 실시했습니다. 올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고 밝혔다.
기부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발견 즉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한 농업 종사자는 “만약 밭이나 저장 창고에서 기부병에 걸린 고구마가 발견되면 그 해는 모두 망칩니다. 그러다 보니 설령 발견해도 수익을 얻기 위해 밝히지 않는 농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구마 기부병이 퍼지기 쉬운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비상에 걸리는 일본의 농가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무사히 고구마를 만끽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농가들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취재 기자 :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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