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의 목소리를 26년간 맡았던 일본 성우이자 배우 오야마 노부요(大山のぶ代·본명 야마시타 노부요) 씨가 향년 90세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NHK 등 일본 매체가 보도했다. 높은 톤에 긁는 듯한 독특한 목소리의 원조 오야마 노부요씨의 부고 소식에 수많은 팬들의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오야마 노부요 씨는 도쿄에서 태어나 1956년에 NHK 드라마에서 배우로 데뷔했고, NHK 인형극 <부후우>에서 성우로도 활약했다. 1979년 TV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에서 26년간 미덥지 못한 노진구를 가끔 꾸짖으면서도 상냥하게 지탱해 주는 도라에몽을 개성 가득한 목소리로 연기해 일본의 국민 캐릭터로서 사랑받는 데 일조했다.
도라에몽 역할에서 물러난 2008년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2015년 알츠하이머 치매로 간호를 받으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속사는 올해 들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지난달 29일 도쿄 내 한 병원에서 향년 90세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도라에몽 작가 후지코 F.후지오 작가는 도라에몽에 특별함을 더해 줬던 오야마 씨의 목소리에 “’도라에몽’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다가가 함께 모험을 하며 웃음을 전해주신 오야마 씨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고 전했다.
오야마 성우와 같은 시기 ‘이슬이’의 목소리를 담당한 노무라 미치코 씨도 “26년간 도라에몽으로 함께 한 오야마 씨. 정말 사이가 좋았고 오야마 씨와 (노진구역 성우의) 오하라 씨, 저 3명이서 여행을 가거나 즐거웠던 추억이 많습니다”고 당시를 회고하며, “최근 약 18년간 오야마 씨의 몸 상태도 있어 만나지 못했지만, 항상 마음에 오야마 씨에 대한 생각은 있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사진이라도 좋으니 최근 오야마 씨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며 이별을 슬퍼했다.
별세 소식을 접한 일본인들의 애도의 물결도 이어졌다. NHK에 따르면, “오야마 씨 <도라에몽>을 계속 봐 온 세대로 아이들과 손자도 봐 왔는데 정말 유감이다. 그 목소리의 <도라에몽>을 또 보고 싶다”(60대 남성), “그 목소리의 <도라에몽>을 본 세대는 아니지만, 잘 알고 있고 인터넷에서도 본 적이 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느낌이라 충격이다”(10대 남성), “놀랍고 슬프다. 저에게 있어서의 <도라에몽>은 오야마 씨의 <도라에몽>으로 어렸을 때를 생각나게 해 주는 목소리”(40대 여성) 등 이별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차례로 전해졌다.
(취재 기자 :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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