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이코마 호잔지, 오사카와 나라 사이에서 발견하는 자연의 매력.

  오사카 근교 여행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가장 대표적인 도시 교토와 나라. 나라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이 비교적 많이 찾지 않는, 숨은 보석이라고 불리는 이코마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이코마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이코마산조 유원지와 호잔지다.


  난바역에서 긴테쓰나라전철(Kintetsu-Nara Line)을 타고 6정거장을 가면 나오는 이코마(Ikoma)역. 이코마역에서 도보 3분이면 갈 수 있는 호잔지와 이코마산조 유원지. 함께 떠나보자.

호산지역 케이블카 내부 (사진 출처: 이유림 청년 기자)

  이 호산지역에서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이코마역-호산지역-이코마산조 유원지 딱 2곳만 갈 수 있다. 이코마에 방문했을 당시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였다. 영화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를 연상시키는 상행 케이블카를 보고 친구와 “이건 타야 해!” 하며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상행 케이블카 모습 (사진 출처: 이유림 청년기자)

  케이블카의 가격은 왕복 290엔으로 한화로 약 3천 원 정도 하는 가격이다. 빠른 듯 느리게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서 “이코마는 오사카의 다른 근교 도시와 다르게 차분한 느낌이구나”, “날씨가 흐리지 않고 맑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대화하며 풍경을 구경했다.


  이코마산조 유원지역까지 약 10분. 친구와 함께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가니 같이 보냈던 학창 시절이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힘든 줄도 모르고 하하 호호 웃으며 다녔던 길. 유원지에서 호잔지로 가는 길은 저에게 추억을 떠올리고, 추억에 잠기게 하는 시간이었다.


호잔지 입구를 찍은 사진 (사진 출처: 이유림 청년기자)

  유원지에서 걸어가다 보면 보이는 호잔지 입구. 사실 처음에 친구가 이코마 호잔지에 가고 싶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호잔지, 크면 얼마나 크겠어...’ 라는 생각을 가지고 갔었는데, 호잔지는 필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웅장하고 큰 절이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호잔지는 호잔지 내에 기원하는 모든 사람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절대적인 위력을 가진 신, 환희천 불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절의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호잔지 내부는 계단을 따라 사원 주위를 크게 둘러보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아무래도 사원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내부를 사진으로 남기기보다 눈으로 담아오자는 생각으로 둘러봤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호잔지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다.


호잔지 내부에 있는 묘지 (사진 출처: kintetsu railway 홈페이지)

  양옆으로 아기 동상이 차례대로 열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히 ‘이런 공간도 있구나. 신기하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공간은 대체 뭐지.’ 라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았는데, 저 길은 부모보다 일찍 죽은 아이들을 위한 묘지라고 한다. 아기 동상에 턱받이를 해 놓은 이유는 세상에 태어나지 못하고 유산 등의 이유 또는 어릴 때 죽은 아이들의 혼을 달래고 지상보살이 악귀로부터 아이들의 혼이 지상보살을 찾아갈 수 있도록 턱받이를 해둔 것이라고 한다. 검색 결과를 보고 단순히 신기한 공간이라고만 생각할 곳이 아님을 알고 더욱 엄숙한 마음으로 길을 따라 걸었다.

호잔지 내부 (사진 출처: 트립어드바이저 홈페이지)

  이렇게 길을 따라 사원의 내부를 크게 한 바퀴 돌면 다시 입구 쪽으로 나오게 된다. 나가기 전까지 내부를 천천히 구경하다 일본식 부적, 오마모리를 사기 위해 작은 오마모리 판매처에 갔다. 부적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일본어를 말할 줄만 알고 읽고 쓸 줄 모르던 때였어서 가게에 계시는 분께 “혹시 이 부적의 의미가 음양오행과 관련된 것인가요?”라고 물었다가 엄청나게 웃으시면서 답변을 해 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런 건 아니고 물, 불, 나무, 땅 이런 걸 의미하는 부적입니다.”라고 하셔서 민망하게 웃은 기억이 난다. 이렇게 호잔지에서의 탐방은 막을 내리게 된다.

호잔지에서 내려가는 길에 찍은 이코마 풍경 (사진 출처: 이유림 청년 기자)

  호잔지만의 고요함을 즐기고 나면 이제 다시 이코마역으로 갈 차례. 호잔지역에 가기 위해 올라갔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양옆으로 나무가 오를 맞춰 있고, 곳곳의 가게들을 지나쳐 가면 케이블카 역인 호잔지역이 나타난다.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새들이 우는 소리,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가는 사람들의 발소리, 가게의 문이 열리는 종소리. 도심에서 더 이상 듣기 힘들어진 소리를 듣는 시간. 이 모든 소리의 하모니를 들으며 내려갔던 친구와 나. 어쩌면 이 소리를 그리워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

이코마역에서 찍은 사진 (사진 출처: 이유림 청년 기자)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곳을 좋아하는 친구 덕에 알게 된 소도시 이코마.

  기사를 쓰기 위해 사진첩을 다시 보는데 이코마 호잔지로 가기 위한 케이블카에 다시 탑승한 기분이 들었다. 이코마만의 고요함과 조용함. 어쩌면 필자도 사람이 많은 관광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오사카에 갔는데 사람들이 많은 관광지는 싫으신 분. 남들 다 가는 관광지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은 곳에 가보고 싶으신 분.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차분하고 고즈넉한 곳에 가보고 싶으신 분. 모두 이코마로 가보시는 건 어떨까. 이코마만의 차분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기사 작성 : 청년기자단 이유림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 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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