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그동안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받을 수 있었던 사후피임약을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이르면 올여름부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약국에서 시범적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이날 열린 전문가 검토회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약국에 한해 시범 판매하면서 의사 처방전 없이도 판매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시범 운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범 운용은 내년 3월까지 진행하며 지역 편중이 없도록 전국 도도부현(광역지자체)이 지정 약국을 선정할 방침이다.
시범 운용하는 약국의 요건은 원칙적으로 ▽관련 연수를 수료한 약사가 판매할 것 ▽야간 및 토·일요일 공휴일에 대응할 수 있을 것 ▽가까운 산부인과 등과 연계할 수 있을 것 ▽개인실이 있는 등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을 것 등 네 가지를 주축으로 한다.
시범 판매하는 피임약에는 레보놀게스트렐 성분이 있어 성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높은 확률로 피임할 수 있다. 국내외 임상 결과에 따르면 약 80% 정도의 피임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임약 복용으로 반드시 임신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상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되거나 악용·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2017년 검토회의에서는 시판화가 보류되었다. 이후 2019년에는 일정 조건 하에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통한 처방이 허용되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례적으로 4만 6,312건의 의견이 모였으며 찬성하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취재 기자 : 신하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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