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사과와 눈, 네부타가 있는 신비로운 곳, “아오모리”

  ‘겨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는 단연 ‘삿포로’이다. 영화 <러브레터>가 다시금 흥행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번 겨울엔 색다른 곳을 찾고 싶었던 나는 ‘아오모리’에 방문하게 되었다. ‘青森’, 푸른 숲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일본 혼슈 지방에 위치한 곳으로 사과와 네부타 축제가 매력적인 지역이다. 내가 보고 느끼고 온 아오모리의 일상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아오모리 국제 공항에서 발견한 환영 문구 (사진 출처: 청년 기자 박세연)

  비행기에서 내려 아오모리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를 환영해주던 건 다름 아닌 사과로 꾸며진 조형물이었다. 입구에서부터 이 지역 사람들이 사과에 얼마나 자부심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오모리 지도 (사진 출처: 나무위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아오모리의 지형이 산이 사과를 감싸 안은 듯한 형태라는 점이다. 그야말로 사과에 진심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밖으로 나가보니 도쿄에 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한기가 나를 감싸 안았다. 가득 쌓인 눈에 조용한 거리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올해 1월, 눈이 260cm 왔다는 이곳에서, 눈에 대처하는 그들만의 독특한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눈으로 인도와 차도를 구분해 놓은 아오모리의 길거리 (사진 출처: 청년 기자 박세연)

  가득 쌓인 눈으로 인도와 차도를 구분할 수 없는 곳에선, 눈을 높게 쌓는 방식으로 도로의 규칙이 만들어진다. 좁은 쪽으로 사람들이 걷고, 넓은 쪽으로 차가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할까 싶었던 첫인상과는 달리 발목까지 쌓인 눈에 안정감이 들어 신기했다.

| 아오모리 마을 회관 트럼프 대회
  내가 머물렀던 아오모리 고쇼가와라시에서는 특별한 카드 게임이 마을 전체를 하나로 이어준다.


카드 대회가 열리는 마을 회관의 모습 (사진 출처: 청년 기자 박세연)

  주말이 되면 남녀노소 마을 회관에 모여 카드 게임 대회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関係ある!(관계 있어!)” 라는 말이 들려오는데, 이는 해당 판에서 마피아 역할을 하게 된 두 사람이 외치는 소리이다. 간단한 카드 게임 같아 보이지만, 매우 복잡한 규칙과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대회가 이루어진다. 참가비를 내고 진행하는 만큼, 상당한 상품도 걸려있다. 승부욕이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본어를 잘 못하는 나도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모습이 이 동네가 얼마나 정 많고 따뜻한 곳인지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같은 숫자를 뽑으면 함께 게임을 하게 되는 규칙 (사진 출처: 청년 기자 박세연)

게임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출처: 청년 기자 박세연)

참가상으로 받은 선물 (사진 출처: 청년 기자 박세연)

  대회가 끝난 후, 시상식이 진행되는데 12위를 한 나는 아쉽지만 참가상을 받을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 (사진 출처: 청년 기자 박세연)

  일본식 오니기리와 국을 먹으며 마을 주민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한국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시고 호의적인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얏떼 마와레, 네부타 전시관
  매년 여름이 되면, ‘네부타 마쓰리’를 위해 아오모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이는 아오모리만의 특색 있는 여름 축제로, 사람들은 나무와 종이로 만든 거대한 네부타를 들고 돌아다니며 나쁜 기운을 쫓는다.


네부타의 모습 (사진 출처: 청년 기자 박세연)

  네부타를 처음 봤을 땐, 압도적인 크기와 한 땀 한 땀 붙여 만든 정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보통 크기의 네부타는 1t 이상이라고 하니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겠는가?


  네부타 마쓰리는 8월에 진행되기 때문에 겨울에 가면 시간대별로 재연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사람들은 “やってまわれ(함께 돌자)”라는 노래에 맞추어 공연을 하고, 관람객들에게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 역시 체험해 보았는데, 가사에 맞추어 춤과 악기를 동시에 해내려 하니 보기와 다르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축제를 통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아오모리 주민들의 전통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올해부터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대한항공 ‘인천-아오모리’ 노선이 재운항된다고 한다. 열린 하늘길을 따라 신비로운 이곳에 다녀와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 


(기사 작성: 청년기자단 박세연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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