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에서 한 달 간의 어학연수를 마친 후 근처 시마네현에 사는 일본인 친구와 시간이 맞아 만나기로 하였다. 마침 시마네현 이즈모시에서 요사코이 축제가 열린다고 하여 그렇게 여행 일정 중 하루를 시마네현에서 보내기로 했다. 아무 계획 없이 약간은 불안한 마음으로 친구 하나 믿고 시마네현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일본의 푸른 하늘과 몽글몽글한 구름, 살랑이는 바람이 여행길을 설레게 했다.

  축제에 가기 전 무더운 더위를 피해 카페를 찾아갔다. 시마네현 마쓰에시에 위치한 ‘우동다이닝카페(udong dining café, 安菜蔵)’는 우동과 이즈모소바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계절 파르페와 수제 케이크로도 유명하다. 카페를 찾아가는 길 골목골목,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본의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오후 3시에 카페를 찾아갔음에도 만석이라 10분 정도 대기했어야 했다. 심지어 점심시간이 아님에도 우동이나 소바 등 식사 메뉴를 드시는 분들이 많았다. 필자는 히로시마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도 했고 인스타에서 파르페 사진을 보고 왔기에 식사 메뉴 대신 디저트들을 주문했다. 카페의 인기 디저트 메뉴인 계절 파르페는 딸기, 밤, 사과 등 계절에 따라 과일 종류가 달라지는데 여름엔 복숭아 파르페를 판매하고 있었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모든 디저트가 다 맛있어 여길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우동 다이닝 카페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카페의 전경 때문이다. 카페가 언덕에 자리 잡고 있고 벽면에 유리창이 크게 나 있어 그림 같은 마쓰에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카페에 마당도 있어 나가서 사진 찍기도 좋고 여유롭게 경치 구경하기도 좋다.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고 요사코이 축제가 열리는 이즈모시로 향했다. 노래를 들으며 가는 도중 문뜩 창밖을 보니 눈앞에 바다가 있었다. 일렁이는 물결이 너무 예뻐 “바다 너무 예쁘다”라고 무심결에 말했는데 일본인 친구가 깜짝 놀라며 바다가 아니라 호수라고 가르쳐주었다. 찾아보니 일본에서 7번째로 큰 호수이며 특히 호수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의 풍경이 유명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큰 호수를 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믿지 못하였다. 결국 구글맵에서 마쓰에시와 이즈모시에 걸쳐있는 호수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내 시야가 얼마나 좁은지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 충격으로 남은 신지호 덕분에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졌다.



  한창 신지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즈모시에 도착했다. 요사코이 축제가 열리는 ‘이즈모 이리스의 언덕’. 언덕이라는 이름답게 오르는 데 힘이 들지만, 끝에는 푸른 들판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북적이는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구석에 즐비한 야타이와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가득한 메인 무대가 나온다.



  요사코이란 화려한 의상과 전통 민요를 활용하여 경쾌한 음악에 맞춰 단체로 추는 일본의 민속춤이다. 일본 전통악기 나루코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귀를 사로잡는 경쾌한 음악과 눈길을 사로잡는 역동적인 동작, 형형색색의 의상이 나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무대에 오르는 짧은 그 순간에 그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임하고 있는지 열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그 열기에 내 마음 깊은 구석에 있던 댄스 본능이 깨어나 나도 함께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싶어졌다. 진짜 한 팀이 되어 춤을 추고 있는 이들의 표정이 모두 행복해 보여 나까지 행복해지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시마네현 외에도 일본 전국에서 축제가 개최되며 지역민들과 여러 학교에서 팀을 결성하여 참가하고 있다. 각 팀은 춤뿐만 아니라 의상, 악기, 음악 등 퍼포먼스를 위해 어느 것 하나 대충하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한다. 축제 정보는 요사코이 이벤트 정보 사이트인 요이야사(よいやさぁ)에서 개최지와 날짜를 확인하여 일본 현지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요사코이 축제를 즐기길 바란다.

(기사 작성 : 청년기자단 김지윤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 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