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관광지가 있는 일본. 그 중 어디에 가야 할지 고민이 되는가. 그렇다면 눈과 입이 즐거운 교토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기사로는 무려 1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서 경험한 것들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많은 여행객들이 오사카로 여행을 가면서 근교 여행으로 교토와 나라를 간다. 교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전철 패스를 미리 구입하는 것은 필수이다. 게이한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패스인 ’게이한 패스’, 한큐선을 이용해서 오사카, 교토, 고베를 갈 수 있는 ‘한큐 패스’. 필자는 게이한 패스를 구입하여 교토에서의 하루를 즐겼다. 오사카역에서 교토역, 그리고 교토역에서 나라선의 후시미이나리역으로 환승하여 도보 약 5분이면 이나리 신사에 도착하게 된다.
역에서 내리니 현지인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길 잃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낯선 곳이 주는 긴장감은 잠시 내려두고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신사의 입구.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재미는 바로 이곳이다. 양옆으로 줄 서 있는 각종 기념품 상점. 여우 신사라는 기념품 상점답게 여우와 관련된 상품들이 많다. 기념품 상점뿐만 아니라 간단한 디저트 가게나 카페들도 많았는데, 여기서 처음 미타라시당고를 먹었다. 애니메이션에서만 보았던 일본 간식을 실제로 먹어볼 수 있다는 기쁨에 가득 찬 상태로 먹었지만 달고 짠 맛은 처음 먹는 사람에겐 익숙하지 않았다. 그렇게 또 상점을 구경하며 사람들을 따라가면 보이는 후시미 이나리 신사.
1300년이라는 역사에 걸맞게 웅장한 신사와 기도를 하러 온 현지인, 관광하러 온 여행객들, 많은 사람들이 필자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유난히 사람들이 많아 보이는 곳. 그곳은 소원을 비는 곳이었다. 엉겁결에 줄을 서 소원 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생전 처음 신사에 와 운세를 빌어보는 것이라서 곁눈질로 어떻게 소원을 비는지, 순서는 어떻게 되는지 열심히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소원 빌기를 끝내고 내려오니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 보였다. 데미즈야, 신에게 기도를 드리기 전에 손과 입을 깨끗하게 씻고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는 장소다. 사실 애니메이션에서 신사가 나오면 손을 씻거나 하는 장면들이 있어서 신사를 방문하면서 ‘나도 한 번쯤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갔었는데,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도 데미즈야가 있었다. 각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이 많아서 친절하게 어떤 순서로 하는지 설명까지 붙여둔 것을 보고 같이 간 친구와 함께 해보았는데, 정확히는 데미즈야는 참배를 하기 전에 하는 것이다. 순서도 몰랐던 민망함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후시미 이나리 신사 탐방을 시작하였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후시미는 교토의 지역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나리는 ‘농업의 신’이라는 의미로 즉, 후시미 이나리는 후시미 지역에서 농업의 신을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여우 신사로 불리는 것일까.
실제로 후시미 이나리 신사 내부 이곳저곳에는 ‘이나리가 여우의 신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우 석상이 많다. 하지만 신사 내부에 있는 여우는 이나리를 지키는 사자, 농업의 신을 지키는 신의 사자라고 한다. 수많은 여우들이 이나리를 지키고, 신사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니 여우들이 제법 대견해 보였다.
과거엔 풍요를 상징하는 이나리 신에게 농업에 대한 소원만 빌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의 번창, 가족의 안전, 소원 성취 등을 빌면서 해당 신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이나리 신사를 “여러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서민 신앙 신사”로 소개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행복을 바라는 서민 신앙 신사에서 뽑는 신년운세. 관광객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가 아닌가. 필자도 한 번 오미쿠지를 해보았다.
처음 해보는 신년운세 뽑기에 제일 좋은 결과라는 대운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러운 내용에 액운을 신사에 두고 온다는 뜻으로 운세를 묶어두고 왔다. 많은 사람들이 오미쿠지를 하고 운세 묶기를 한 흔적을 신사 내부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서민 신앙 신사라는 명칭답게 운세 신년이 잘 풀리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소망을 엿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도리이길. 해가 저물어 갈 때쯤 신비로움 가득한 천개의 붉은 도리이길을 친구와 말없이 감상하며 걸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도리이길은 단풍이 드는 가을이나 등에 불이 켜지는 저녁쯤에 다녀오면 더더욱 절경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많아도 남들이 가보는 관광지는 꼭 가야 돼!!’ 하는 사람들에게 후시미 이나리 신사를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이나리 신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천 개의 도리이길, 여우 석상. 신사를 걸으며 보고, 듣고, 느낀 일본 교토의 경관은 사진으로 전달할 수 없는 감동이 있다.
(기사 작성 : 청년기자단 이유림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 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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