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문화를 이해하다. 일본 프랜차이즈 음식점 여행기
일본 여행을 한층 더 설레고 즐겁게 만드는 것은 단연코 먹거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대개 유명 맛집을 구글링 하거나 역사가 오래된 장인의 가게를 물색하기도 하는데, 필자는 오히려 쉽게 눈에 띄는 일본만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주목하였다. 국민의 대중성을 공략하는 프랜차이즈야말로 그 나라의 기호와 특색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행까지 와서 굳이 프랜차이즈를?!’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독자들에게 일본 프랜차이즈가 주는 새로운 재미를 필자의 시선을 통해 선사해 보고자 한다.
도톤보리
생애 첫 몬자야키를 접하게 되었던 도톤보리를 가장 먼저 소개하려 한다. 귀여운 너구리가 마스코트인 도톤보리는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퐁포코퐁’하고 너구리가 배를 두드릴 때 나는 효과음 소리가 우리를 맞아준다.
어린 시절에 방문했던 필자의 시선에서는 마치 너구리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식사를 하러 온 기분이 들었었다. 그렇게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주문한 첫 음식은 바로 ‘몬자야키’였다. 한국의 빈대떡과 비슷한 음식인 오코노미야키와 말이 비슷해서 부침개 형식의 음식을 기대했지만, 몬자야키의 첫인상은 솔직히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렇게 물컹거리는 반죽을 먹는다고?!’ 이런 생각에 사로잡인 것도 잠시, 내 손에 조그만 티스푼 같은 뒤집개가 쥐어졌고, 일단은 이 음식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옆에서 ‘퐁포코퐁’하고 너구리가 격려해 주는 느낌도 들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한입 먹어보았다.
그런데 반죽을 먹는다는 느낌보다 짭조름한 크림 스프를 먹는 것 같았고, 기대와 달리 정말 맛있었다. 다코야키도 속을 완전히 익히지 않고 물컹한 맛에 먹듯이, 점차 몬자야키의 맛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러는 순간 철판에 몬쟈야키가 살짝 눌어붙기 시작해서 그 부분을 재빠르게 긁어 먹었는데, 그 순간 입안이 아주 깜짝 놀랐다. 몬자야키의 맛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개인 뒤집개로 반죽을 되는대로 아주 얇고 넓게 퍼트려서, 모두가 최대한 눌어붙은 것을 먹기 위해 눈치게임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비워버린 철판을 보며 ‘불과 한 시간 전까지 거부감이 들었던 그 음식이 맞나’하며 웃음이 나왔다.
배가 불러 다들 자기의 배를 만지는데 마치 마스코트 너구리가 ‘퐁포코퐁’하고 배를 두드리는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식사가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고 본인의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맛을 선사하기 때문에 재미는 물론 한 메뉴로 여러 음식을 먹은 듯한 만족감까지 안겨준다. 맛있는 몬자야키를 즐기고 ‘퐁포코퐁’하고 배부른 배를 두드려보고 싶다면 꼭 도톤보리를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사이제리야
매장의 테이블은 각 좌석마다 프라이빗하게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서 가족끼리는 물론 혼자서 와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실제로도 1인 손님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고, 동시에 만화책을 보거나 과제를 하고 업무를 보는 등 일본인들의 사이제리야를 이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접할 수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회사원으로 보이는 대여섯 명 정도의 사람들이 업무회의와 서류전달을 하면서 이용을 하고 있었던 모습이다. 가족 단위를 타겟팅으로 한다는 패밀리레스토랑의 편견을 깨는, 일본에서 가장 신기하다고 느꼈던 경험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다양한 타입의 손님들을 맞이하고 모든 사람의 생활라이프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구라스시
일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스시’이다. 눈앞에서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어주는 최고급 스시 요리도 좋지만, 맛있는 스시도 먹으면서 게임도 하고 경품도 받을 수 있는 곳은 어떨까?!
구라스시에서는 그 일석삼조가 가능하다. 간편하게 벽면에 달린 태블릿으로 원하는 스시를 주문하면 자동 레일이 본인의 스시를 싣고 와준다. 맛도 맛이지만 이렇게 자동으로 스시가 총알 배송되는 모습이 너무 재밌어서 빨리 먹고 또 주문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접시가 꽤 쌓이게 되는데 이 그릇으로 재밌는 게임을 할 수 있다. 테이블 끝에 접시를 넣는 곳에 특정 수만큼 접시를 채우면 위 태블릿에서 자동으로 게임화면이 진행된다. 복불복게임으로 당첨과 꽝이 있는데 운 좋게 당첨이 되면 태블릿 위 뽑기 기계에서 선물을 받을 수가 있다.
추가로 이 스시집을 이용하면서 또 하나 재밌다고 느꼈던 일은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하교 후에 스시를 혼밥하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었다. 스시는 가족이나 연인, 친구끼리 외식을 할 때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필자의 편견을 깨는 신선한 장면이었다. 마치 우리가 하교 후 분식을 먹듯이, 이 학생은 가볍게 스시를 먹는 것이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스시가 간편화 되어있고 일상적인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코메다 커피
커피가 맛있기로 소문난 코메다 커피는 브런치를 즐기기에 너무나도 좋은 커피숍이다. 오전 11시부터 매장에 가면 이미 사람들로 붐비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모닝세트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유명한 코메다 커피를 마셔보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모닝 타임 끝 무렵에 도착했었는데, 꽤 넓은 매장인데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아 다소 놀랐었다.
들어가자마자 메이드를 연상케 하는 에프론과 머리띠를 한 점원분들이 맞아 주셔서, 자리에 앉으면서 조금 과장하자면 스스로가 공주님이 된 느낌이었다. 여유로운 커피 한 잔과 토스트를 즐기러 온 고상한 공주랄까. 그런 재밌는 상상을 하며 점원분께 카페라테와 모닝세트 토스트를 시켰다.
그런데 카페라테는 없고 카페오레만 있다고 했다. 평소 크게 둘의 맛 차이를 못 느끼는 편이기도 하고 블랙커피는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카페오레를 마셨는데, 이처럼 일본에서는 카페라테 대신 카페오레만 판매하는 곳이 종종 있기 때문에 만일 카페오레는 싫어한다면 코메다 커피에 방문할 때 이 점을 참고하면 좋겠다.
느긋하게 모닝세트를 즐기며 매장을 둘러봤는데, 눈에 띄었던 점은 고령의 손님 비율이 높다는 것이었다. ‘카페’ 하면 일반적으로 청년층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 사실이 더 신기하게 다가왔는데,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 사회 현상을 생각해 보면 단숨에 이해가 갔다. 이러한 노인 친화적인 카페의 분위기가 고령층도 다양한 문화생활을 주체적으로 즐길 수 있고 여러 연령층이 섞여 교류하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남녀노소 모두에게 따뜻한 기분을 선사하는 코메다 커피에서 향긋한 커피 한잔 여유롭게 즐겨 보길 바란다.
번외로 일본 맥도날드에만 있는 사무라이버거, 데리야키버거 등을 먹어보거나 일본 스타벅스의 사쿠라에디션 음료를 주문해보는 것도 마치 한정판 굿즈를 겟하듯이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필자가 방문해 봤던 일본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대해 함께 알아보았다. 일본의 대중적인 음식들을 살펴봄과 동시에 일본 국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가게는 이래야 해!’라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일본만의 특색과 함께,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의 맞춘 일본 프랜차이즈의 풍경은 우리에게 색다른 관점을 제시해 준다. 이렇듯 음식뿐만 아니라 일본의 리얼한 일상을 더 가까이에서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면 여행 중 한 번쯤은 일본 프랜차이즈를 들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곳에서 입도 즐겁고 머리도 즐거운 일석이조 여행을 맛보기를 고대한다.
(기사 작성 : 청년기자단 이승혜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 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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