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일본의 설국열차, 쓰가루 철도를 달리는 스토브 열차

  아오모리에서 2박 3일간 홈스테이를 했을 때, 소중한 추억을 만든 장소가 있다.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아늑한 분위기, 때로는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들판을 가로지르는 일본의 설국열차 ‘쓰가루 철도-스토브 열차’(津軽鉄道―ストーブ列車)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 한다.

스토브 열차 외관 사진 (사진 출처: 쓰가루 철도주식회사 홈페이지 배너)

  지난 1월, 아오모리에서 홈스테이를 했을 때, 가족분들께서 스토브 열차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 것을 계기로 스토브 열차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토브 열차는 단순한 ‘전철’일 거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상 스토브 열차를 마주하니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낭만 가득한 열차였다.


스토브 열차를 탈 수 있는 쓰가루고쇼가와라역 (사진 출처: 부서하 청년기자)

  스토브 열차는 1930년 12월부터 운행하고 있는 열차로 객실 안에 둥근 스토브가 있는 것이 특징인 열차이다. 운행을 시작한 지, 88년째를 맞이한, 지난 2017년에 총 탑승객 수가 1억 명을 돌파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매해 12월 1일부터 다음 해 3월 31일까지 운행하며, 쓰가루고쇼가와라역부터 쓰가루나가사토역까지 총 12개의 역에 정차한다. 탑승을 위해서는 일반 승차권과 스토브 열차권이 필요하다. 물론, 왕복권과 편도권 중 선택 가능하다.


쓰가루고쇼가와라역 대합실 사진 (사진 출처: 부서하 청년기자)

  JR선이 다니는 고쇼가와라역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왼쪽을 보면 조그맣게 쓰가루고쇼가와라역이 있다. 그 입구로 들어가면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마법 같은 시간이 시작된다. 들어가자마자 영화 <초속 5센티미터>에 나올 것 같은 대합실이 우리를 맞이한다. 가운데에 놓여있는 스토브에 의지하며 추위를 녹일 수 있는 곳이다. 배차 시간이 긴 스토브 열차를 기다릴 때 여기에 앉아 여유를 느끼며 몸을 녹이길 추천한다.
대합실의 맞은편에는 매표소가 있어 여기서 직접 열차권을 살 수 있다. 키오스크가 아닌 역무원에게 직접 티켓을 사는 방식이다. 그리고 매표소 바로 옆에는 스토브 열차 탑승을 기념하는 스탬프도 찍을 수 있다.

스토브 열차 내부 사진 (사진 출처: 부서하 청년기자)

  탑승 시간이 되어 플랫폼으로 내려가 열차에 탑승하면 오랜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열차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무 바닥으로 되어있는 열차는 처음 보는 거라 굉장히 신기했다. 그리고 마주 보며 갈 수 있는 의자의 배치도 정말 예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옛날 열차라 그런지 성인 네 명이 의자에 마주 보고 앉으면 굉장히 좁기 때문에 두 명씩 따로 앉는 것을 추천한다. 열차에 미리 탑승해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중화권 손님들이 탑승하는 모습도 꽤 볼 수 있었다. 아오모리 고쇼가와라에서 만나는 외국인이라니, 물론 나도 외국인이었지만 무척이나 신기했다.


스토브 열차의 명물 스토브에서 구워주는 오징어구이 (사진 출처: 부서하 청년 기자)

  열차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객실 승무원이 간식 카트를 끌고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본 적 없는 간식 카트를 스토브 열차에서 보게 되다니. 말로만 듣던 간식 카트를 보게 되어 정말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았다. 간식 카트에서는 꽤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스토브 열차의 명물인 오징어구이를 주문해 보았다. 오징어를 주문하면 객실 승무원분께서 열차 안에 있는 스토브로 오징어를 직접 구워주신다. 다 구운 오징어는 직접 손으로 찢어 비닐에 담아주시는데, 생각보다 오징어가 질기고 짜서 배를 채우는 용도보다는 추억을 만들기 위해 주문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달리는 열차에서 간식을 사 먹으며 창밖으로 보이는 끝없는 새하얀 눈밭을 구경하다 보니 객실 승무원께서 마이크를 들고 현재 달리고 있는 지역에 대한 설명이나 놓치면 안 되는 포토 스폿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다. 또, 승객 한 명 한 명에게 행선지를 물어보고 그와 관련한 관광 팸플릿을 나눠 주시는데, 나와 일행들은 가나기역에 있는 다자이 오사무 생가 ‘샤요칸’에 갈 예정이라 그와 관련한 지도와 안내 팸플릿을 받았다. 대부분 이 열차에 타는 사람들은 가나기에서 내려서 다자이 오사무의 생가 ‘샤요칸’에 가거나 ‘쓰가루 샤미센 회관’에 간다.

스토브 열차 안에서 본 바깥 풍경 (사진 출처: 부서하 청년기자)

  우리는 목적지였던 가나기역까지 약 20분을 달렸고, 스토브 열차에서 하차하였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늑한 분위기의 스토브 열차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드넓은 자연을 달리는 이 스토브 열차 안에서 따뜻함을 느꼈고 앞으로 눈이 오는 날이면 스토브 열차를 타고 눈밭을 달리던 추억이 떠오를 것 같다. 다음에는 이 스토브 열차에서 눈밭을 바라보며 혼자서 사색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독자들이 스토브 열차를 타고 눈밭을 달리며 아오모리의 소도시의 정취를 느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다. 일본의 설국열차, 쓰가루 철도를 달리는 스토브 열차에서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기사 작성: 청년기자단 부서하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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