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한국인 원폭 위령비 참배…한국인 피폭자, 지원자 환영


(사진)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산케이신문)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히로시마 서밋) 확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을 목표로 하는 윤 정권이 일본에 너무 양보했다는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만, 한일 정상이 함께 찾는 참배에는 양국 피폭자와 지원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고대해 온 현지 재일교포 피폭자와 지원자들은 모국이 핵무기 위협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발의 원폭으로 불에 탄 히로시마의 실태를 보고 피폭자들의 고뇌를 젊은 사람에게 전해 달라”

재일본대한민국국민단(민단) 히로시마현 지방본부에서 피폭자를 지원해 온 재일교포 2세 권준오(73)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장은 북한의 핵 개발 진전으로 한국 국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재일교포 피폭자들은 히로시마에서 일본인들과 함께 피폭 경험을 증언하고 기록하는 역할을 해왔다. 후유증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더해, 종전을 기점으로 ‘외국인’이 돼 차별받았던 경험을 털어놓게 된 것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드는 공통된 바람 때문이라고 한다.

종전 후 한반도로 돌아간 피폭자도 있다. 18일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피폭자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며 피폭 1세 12명과 2세 2명이 히로시마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폭자인 정원술(79)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은 “힘든 여정을 살아왔지만, 원폭 투하 70년 이상이 흘러 한일 정상이 위령비를 찾는 것에 감격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략 중인 러시아와 북한의 핵 개발도 언급하며 “절대 핵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는 5월 7일 한일 정상회담 후 가진 회견에서 두 정상이 밝혔다. 김태효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히로시마 서밋을 앞두고 가진 회견에서 “한일 양국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 나가자는 다짐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의의를 밝힌 바 있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1970년 재일교포 등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건립했다. 높이 5m로 거북이 형상의 현무 대좌에 비주가 세워졌고, 죽은 자를 하늘로 실어 나르는 쌍용을 새긴 관을 올렸다. 위령비 석관에 담긴 사몰자 명단에는 확인된 희생자 2,802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당초, 피폭된 일본 육군 중령이자 조선왕조의 후예 이우 전하가 중상을 입은 채 발견된 곳에 세워졌다. 이후 평화기념공원 내에 이전할 것을 요구한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히로시마현 지방본부 등이 히로시마시와 협의해 1999년 지금의 장소로 옮겨졌다.

이전 당시에는 모든 재일교포 희생자를 추모하는 ‘남북통일비’를 만들자는 구상이 제기됐으나, 지금의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취급을 놓고 민단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 진전이 없다. (이시카와 유키)

* 산케이신문  https://www.sankei.com/article/20230518-CRVVQ5O6YNJDTFIZSQVEHAGYOQ/  2023/05/18 21:03

* 본 기사 번역은 JK Daily 책임하에 진행하였습니다.

<저작권자 ⓒ JK Dail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