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조용한 도쿄, 현지인 생활이 궁금하다면.

  어학연수 시절 나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고토구, ‘복잡한 현대 도시’ ‘일본의 수도’ 도쿄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한적했던 고토구를 소개한다. 대학교 2학년이었던 당시 방황 중이던 나의 눈에 띈 어학연수 모집공고. 일본어 실력이 좋진 않았지만 생각도 정리할 겸 경험을 쌓고자 무작정 신청하였고, 그해 여름 나는 도쿄로 떠났다. 내가 있었던 지역은 고토구 가메이도라는 곳이었고, 도착하자마자 나는 한적한 동네에 반해버렸다. 매일 전철을 타러 가는 길에 보였던 스카이트리는 정말 장관이었다. 내가 상상했던 도쿄는 시끌벅적한 곳이었지만 가메이도는 정말 조용했다. 제일 좋아했던 길은 학교 등하굣길이었다. 걸어서 10분도 되지 않는 짧은 길이였지만 길 자체가 너무 예뻤고, 걸어가는 길에 위치해 있는 빵집에서 풍겨오는 갓 구운 빵 냄새가 나를 즐겁게 했다. 그리고 아침 일찍 분주하게 등교하는 귀여운 유치원생들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사진) 학교 등하굣길. 오른쪽 건물 1층이 빵집이다 (사진 출처: 조윤경 청년기자)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항상 근처에 있던 쇼핑몰에 갔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했고, 여기만큼 시원한 곳이 없었기에 매일매일 갔었다. 이 쇼핑몰의 이름은 ‘가메이도 클락’. 옷 가게들도 많고 세일도 많이 하고 있어서 쇼핑을 엄청 했던 기억이 있다. 지하에는 마트, 빵집과 음식점이 위치해 있는데 늦은 저녁 시간엔 파격적으로 세일을 해서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특히 도시락이 정말 저렴해지기 때문에 여러 번 사 먹은 적이 있다. 도쿄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저녁에 마트를 공략하는 걸 추천한다. 너무 늦게 가면 텅텅 비어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사진) 가메이도 클락 외부 사진 (사진 출처: 조윤경 청년기자)

  수업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프면 들리던 빵집이 있었다. 첫 번째 사진에 살짝 나온 빵집이다. 이름은 ‘오카모토 베이커리’. 크기는 정말 작지만 냄새 하나는 정말 강력하다.

 다양한 종류의 빵이 있지만 시간대별로 나오는 게 다르다. 이것이 이 빵집의 묘미이다. 조금만 늦게 가도 빵이 다 팔려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정말 일찍 방문하여야 한다. 제일 맛있는 빵은 카레빵인데 수업 끝나고 가면 항상 품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자주 먹지는 못했다. 카레빵이 먹고 싶다면 카레빵이 나오는 시간인 9시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게 자체도 문을 빨리 닫기 때문에 늦어도 2~3시쯤에 꼭 방문하여야 빵을 먹을 수 있다. 빵이 정말 맛있으니 가메이도 쪽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사진) 오카모토 베이커리 외부 사진 (사진 출처: 구글맵스 이사오 님 리뷰)


(사진) 보드에 빵 사진과 빵 시간표가 붙어져 있다 (사진 출처: 구글맵스 와미미 님 리뷰)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기요스미정원이다. 신주쿠교엔을 갈까 했었지만 너무 더운 날씨였고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근처 조용한 공원을 찾다 발견한 곳이 바로 기요스미 정원이었다. 내가 있던 동네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지하철을 타고 정원으로 향했다. 기요스미시라카와역에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이었는데 그날 정말 더워서 걸어가는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약간 좁은 길을 통과하면 기요스미정원에 도착한다. 입구 옆쪽에서 표를 구입하여야 하는데 가격은 150엔이고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입구 쪽에는 우산도 무료로 대여해 주는데 여러 가지 색깔의 우산이 있으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면 된다. 이 우산은 여름에만 있기 때문에 우산을 쓰고 산책을 하고 싶다면 꼭 여름에 방문하여야 한다.

  정원의 규모는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은 크기였다. 중간중간에 의자가 있어 쉬어가기에 좋았고, 물속에 사는 자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곳이었다. 돌다 보면 광장이 나오는데 테이블과 벤치가 있어서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다. 나는 의자에 잠시 앉아 눈을 붙이고 휴식을 취했다. 내가 있는 곳은 도시였지만 마치 산속 안에서 힐링하는 것 같았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한 번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기요스미 정원 내부 (사진 출처: 조윤경 청년기자)

(사진) 물 안에 사는 자라와 정원에서 빌려주는 우산 (사진 출처: 조윤경 청년기자)

  고토구에서 지냈던 기간은 정말 짧았지만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다. 고토구에서 지내면서 한국인을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고토구를 여행, 관광 목적으로 가는 건 재미가 없을 수 있겠지만 복잡하고 시끌벅적한 도쿄 여행이 힘들고 지칠 때 잠깐 고토구에 들려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니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또 한 번 힐링이 된다. 한적한 도쿄를 찾는다면 고토구에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기사 작성: 청년기자단 조윤경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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